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6~8월은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 내에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상당 기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고물가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기본적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 원자재가격, 국제곡물가 급등의 영향을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며 "코로나 대응 과정에 전 세계에서 돈이 굉장히 많이 풀렸기 때문에 물가 상승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 등이 30~40년 만에 최고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그 영향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하며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부터 4%대에 진입한 데 이어 5월에는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대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세에 더해 올해 여름철 농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봄철 가뭄 영향과 농지면적 감소 등에 따라 일부 농산물의 생산량이 줄어들어서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열무 가격은 최근 1주일새 1.6배로 상승했다. aT가 제공하는 농산물유통정보(KAMIS) 데이터를 보면, 이달 17일 열무 도매가격은 4kg당 평균 8532원이었지만, 1주일 만인 24일에는 평균 1만3280원이 됐다. 이는 1년 전(평균 8384원)과 비교해도 1.6배 높은 수준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열무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여름철을 맞아 열무김치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가락시장의 열무 반입량은 이달 중순 일평균 126t(톤)에서 하순 112t으로 감소했다. 이 밖에 농가의 인건비가 오른 것도 열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한 요인으로 꼽힌다.
감자, 양파 등도 올해 봄철 가뭄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고, 재배 면적 자체가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했다. 24일 기준 감자 20kg의 도매가격은 4만480원으로 1년 전 2만3660원보다 71.1% 올랐다. 양파도 같은 날 기준 15kg의 도매가격이 2만2160원으로 1년 전의 1만530원보다 110.4% 비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