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위축될 주유소 사업 다각화 고민 중
“이번 임기 목표는 전국 주유소 알뜰주유소화”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한국주유소협회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회장은 최근 23대에 이어 24대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유 회장은 “현재 주유소업계와 협회가 어려운 시기다 보니 연임에 성공했다는 기쁨보다는 무거운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주유소업계에 닥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알뜰주유소 정책을 꼽았다. 알뜰주유소는 공급처인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공동으로 석유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덕분에 일반 주유소 대비 리터(ℓ)당 100원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1년 탄생 이후 기존 직영·자영주유소와의 역차별 논란을 겪었다. 실제로 연간 700여 개의 자영 주유소가 휴·폐업하고 있지만, 알뜰주유소는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알뜰주유소의 시장점유율은 10%를 넘었으며, 공급점유율은 16%에 달한다.
유 회장은 “현재 직영주유소와 비(非)알뜰주유소 간 경쟁이 시장 논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조성됐다”고 비판하며 “알뜰주유소 폐지 내지는 전국 주유소 알뜰주유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알뜰주유소 확대가 미진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전체 주유소 대비 10% 비율로 유지하는 사실상의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현재의 정책 기조로 알뜰주유소를 더 늘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 역시 주유소 업계에 불어닥친 위기 중 하나다. 유 회장도 주유소 업계가 더는 석유제품 판매만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친환경 에너지 보급 확대로의 주유소의 사업 영역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협회에서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주유소 유외사업 다각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유사는 중고물품 거래소, 에어택시 이착륙장 등 주유소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유 회장은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최근 정유사가 주유소를 거점으로 전개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회장은 “전기차 충전기 설치 비용이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할 만큼 초기 비용이 비싸고 친환경 차 보급도 초기라 소비자의 수요가 매우 부족하다”며 “아직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만큼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가 들어서기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번 임기 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전국 주유소가 동일한 환경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 회장은 “지난 3년간 회원사, 정부 부처 등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힘써왔다”며 “이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알뜰주유소 폐지 내지는 전국 주유소 알뜰주유소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