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격차 확대 등 파운드리 시장서 위기감↑
이재용 부회장, ‘초격차 기술 리더십’ 거듭 강조
삼성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한 단계 높아질 전망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양산이 임박했다. ‘3나노 공정’ 본격화로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격차를 줄이고 이를 발판 삼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반도체 공정의 양산에 돌입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가 끝나는 7월까지 일주일가량 시간이 남은 만큼 삼성전자가 다음 주 중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 양산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삼성은 3나노 공정에서 고객사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나노 양산 일정은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상반기 중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나노 공정은 첨단 공정 개발 체계 개선을 통해 수율 램프업 기간을 단축,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공급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최고경영진 및 이사회에 “3나노 공정 수율이 안정됐다”는 보고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안정적 수율을 바탕으로 이달 안에 3나노 양산이 계획대로 실현될 전망이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칩 면적을 줄이고 소비전력은 감소시키면서 성능은 높인 신기술이다.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았을 때 GAA 기반 3나노 시제품에 서명해 화제가 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TSMC보다 먼저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1세대’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면 TSMC는 3나노에서 기존 핀펫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몇 차례 양산 시점이 지연되다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무엇보다 업계가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양산에 주목하는 데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대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의 점유율 격차도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8.3%에서 올해 1분기 16.3%로 2%p(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반면 TSMC는 같은 기간 52.1%에서 53.6%로 시장 점유율이 1.5%p 증가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 벌렸다.
초미세공정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 정부는 최첨단 2나노 칩 생산을 위한 협력에 합의했다. TSMC도 1.4나노 공정 개발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해에는 IBM이 2나노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인텔이 3나노를 건너뛰고 2024년 이내에 2나노와 1.8나노 공정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하며 초미세공정 경쟁에 합류했다. 이를 위해 인텔은 ASML의 최첨단 반도체 장비인 ‘하이-뉴메리컬어퍼처(High NA) EUV’ 초기 물량을 독점 공급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속에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 18일 유럽 출장 후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강조한 것도 삼성의 현주소를 고려한 절박함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을 통해 상대적 약세라고 평가받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나노 양산이라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줌으로써 삼성에 맡기려는 팹리스 업체가 늘 수 있다”며 “이는 삼성이 제시한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을 위한 중간 스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상반기에 3나노 1세대 양산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3나노 2세대를 비롯한 다른 공정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