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 내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이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증권회사와 여전사는 주로 시장성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 시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하다”라며 “특히 증권회사는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초단기 차입 비중이 매우 높아 차환 리스크가 큰 데다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관련 마진콜, 채무보증 이행 등에 따라 추가 유동성 수요가 촉발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권회사와 보험회사는 투자자산의 상당량을 유가증권(채권,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시장금리 상승 또는 주가 하락 시 유가증권 평가손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말 현재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의 시가평가대상 채권 규모는 각각 244조1000억 원, 336조8000억 원이며, 시장금리가 100∼200bp (1bp=0.01%포인트) 상승하는 경우 각각 1조6000억~3조3000억 원, 36조∼72조 원의 평가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의 주식 보유 규모는 각각 24조5000억 원, 46조 원으로 주가 20% 하락 시 4조9000억 원, 9조2000 원의 주식평가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저축은행과 여전사는 취약 가계와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 익스포저가 많아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또는 부동산 경기 부진 시 대출자산이 부실화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현재 저축은행과 여전사의 가계취약부문에 대한 대출 규모는 각각 46조 원(전체 가계대출의 78.9%), 74.8조 원(64.6%)이다.
이 밖에 보험회사는 해외 장기채권투자를 단기로 환헤지하고 있어 외환시장 불안 시 환헤지 비용이 상승하고 차환리스크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보험회사의 경우 자산은 현물환이, 부채는 선물환이 많은 특징을 나타낸다.
한은은 “특히 중소형 생명보험사의 경우 환헤지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아 이들의 환헤지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은행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SAMP)을 이용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 등으로 인한 시장금리 급등 및 경기 둔화가 비은행금융기관의 복원력에 미칠 충격을 점검한 결과, 보험회사 및 증권회사의 자본비율이 크게 악화되고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자본비율도 상당폭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각한 충격 발생 시 보험회사와 증권회사는 채권가격 및 주가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으로 인해 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을 하회하는 기관이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최근 상황을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개별기관의 잠재리스크 및 감내 여력을 재점검하고 복원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권회사 등의 유동성리스크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컨틴전시플랜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보험회사 복원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 불식을 위해 보험회사의 위험 기준 자기자본 비율(RBC비율) 계산방식에 대한 한시적 완화 조치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