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3세대 실손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이후 출시 5년이 지나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3세대 실손보험은 올해 할인을 종료해 사실상 9%가량의 보험료 인상 효과가 있었다. 또 한 번 보험료가 인상된다면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율에 영향이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3세대 실손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보험사들과 보험협회는 인상 폭을 조율해 금융당국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최대 10%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실손보험은 출시 후 5년간 보험료를 조정할 수 없다. 3세대 실손보험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판매돼 지난 4월, 출시 후 5년의 기간이 지났다. 이에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손해보험사들은 이르면 3분기 실손보험료 인상을 통해 손실 만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세대 실손보험은 이미 출시한 지 5년이 지났으며 손해율도 높아 인상하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3세대 실손은 2020년부터 적용해왔던 8.9%의 할인 혜택이 올해 종료됐다. 가입자로선 사실상 8.9% 인상 효과가 있던 것. 이번에 또 오르면 가입자들의 부담은 배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07.5%다. 1000원의 보험료를 받아 1075원을 지급한 셈이다. 받은 보험료보다 더 많은 돈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세대 실손보험도 손해율이 100%를 넘어가 적자인 상황이며, 3세대 보험료를 올리면 4세대 실손으로의 전환율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율이 상승할까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보험사의 치솟는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출시한 4세대 실손보험은 업계와 당국의 적극 장려에도 전환율이 지지부진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실손보험 상품 중 지난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다만 업계의 바람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에서 실손보험료 추가 인상을 용인해줄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올해 보험료 인상도 막판까지 줄다리기 끝에 단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내장 입원치료 판결과 모범규준 등 실손보험 손해율에 긍정적인 요인이 다수 생겨나 금융당국을 설득할 명분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세대 실손보험은 1~2세대에 비해 보험료가 낮아 4세대로 갈아탈 유인이 적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