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오피스텔, 주거용으로 인기
기준금리 오르자 투자 수요 몰려
전월세 전환율 5.08%로 상승세
서울 오피스텔 가격도 크게 올라
부동산 시장이 잔뜩 얼어붙었지만, 서울 오피스텔 몸값은 오히려 상승세다. 아파트값 급등에 무주택·실수요자들이 중형 오피스텔을 대체재로 꾸준히 찾고, 기준금리 상승으로 기대수익률까지 올라 투자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2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15일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들어서는 ‘은평자이 더스타’ 오피스텔은 50가구 모집에 8664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73대 1에 달했다. 특히 테라스가 있는 면적형 3실 모집에는 3829명이 몰려 1276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이 단지의 인기 요인은 중형 평형 오피스텔로 아파트를 대신할 수 있는 크기와 구성을 갖춘 데다 서울 내 신축 아파트 공급이 끊기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시세는 같은 평형 기준으로 10억 원 수준”이라며 “새 아파트 공급이 없고 지하철 6호선이 근처라는 이점을 보고 비싼 분양가에도 아파텔 실거주나 전세 또는 월세를 놓기 위한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단지 전용 84㎡형 오피스텔은 최고 10억8000만 원 선이다. 옵션 등을 포함하면 11억 원이 넘어 브랜드 단지임을 고려해도 비싸다는 평이 많았다.
이렇듯 서울 내 오피스텔 몸값은 연초부터 연일 상승세다. 2월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총 96실 모집에 1만20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려 경쟁률 126대 1을 넘겼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들어서는 ‘덕은DMC 에일린의 뜰 센트럴’은 210실 모집에 9117명이 접수해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오피스텔 인기는 가격 상승으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오피스텔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값은 전월 대비 0.18% 상승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도 0.12% 올랐다. 특히 서울 내 전용 85㎡형 초과 오피스텔값은 지난달보다 0.29% 올라 소형(전용 40㎡형 이하) 오피스텔이 0.18% 오른 것보다 더 많이 상승했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0.01% 떨어졌고, 수도권도 경기(-0.11%)와 인천(-0.23%)의 하락 폭이 확대되는 등 연일 찬바람이 분다. 부동산원은 “직장과 가깝고 생활 환경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늘어 오피스텔값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급등으로 전세 대출 부담이 늘면서 오피스텔 월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일 기준 오피스텔 전·월세 전환율은 전국 기준 5.09%로, 전월 대비 0.01% 올랐다. 지난 1월 5.01%를 기록한 이후 오름세가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서울 역시 지난달 4.76%를 기록해 1월 4.68% 이후 0.08%포인트(p) 올랐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자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면서 오피스텔 월세 수요가 늘었고, 집주인 역시 금리가 오르자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월세를 올리자 월세가 껑충 뛴 것이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기대수익률로 해석된다. 일 년 치 월세를 기존 전세 보증금에서 월세 보증금을 뺀 금액으로 나눠 구한다. 예를 들어 기존 전세 보증금이 1억 원인 오피스텔이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90만 원으로 계약을 맺으면 전·월세 전환율은 12%다.
기준금리 상승이 계속되는 데다 서울 내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긴 만큼 당분간 오피스텔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청약 문턱이 여전히 높아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를 중심으로 주거형 오피스텔 수요가 많고, 최근 건설사 역시 아파트 대체재 성격으로 평면을 설계하면서 주거 편의성을 높여 오피스텔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