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용 제품 가격, 하반기에도 하락
삼성전기, 고부가 제품으로 악재 돌파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가격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소비자 제품용 MLCC 가격이 전 분기보다 3~5% 하락한 것으로 추산했다. MLCC는 반도체에 안정적인 전류 공급 역할을 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스마트폰, 자동차부터 가전제품까지 사실상 반도체를 채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중국이 주요 대도시의 장기 봉쇄를 시행하면서 제조업에 대한 정상 운영 재개가 지연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전자제품 제조를 중심으로 생산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서 제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성수기 전자제품의 수요가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이런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PC 등 소비자 제품에 대한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제로 소비자향 MLCC 재고 수준이 90일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제품용 MLCC 시장은 지난 1분기(1~3월)부터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MLCC 공급 업체들은 올 1분기 전년 대비 5~10% 가격을 인하했다. MLCC 수요 부진 속에 공급업체들은 수요 자극을 위해 2분기에 가격을 3~5% 더 내렸다. 일부 저가 사양 MLCC 가격은 재료비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IT(정보통신) 기기ㆍ가전(스마트폰ㆍPCㆍTV)의 수요 부진과 제조업체들의 재고 유지로 인해 MLCC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 소비자 제품용 MLCC의 평균가격이 상반기보다 3~6%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소비자용과 달리 고사양인 ‘전장용ㆍ산업용 MLCC’는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소비자용과 비교해 하반기에도 가격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MLCC 시장에서 소비자용 IT기기ㆍ가전의 비중은 약 65%이며 자동차용은 20%, 네트워크ㆍ서버 등 산업용은 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 측은 “하반기 산업용 MLCC 가격은 상반기보다 1~2% 하락하고 차량용 MLCC는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MLCC는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영역 중 하나로 지난해 MLCC 사업이 포함된 컴포넌트 부문은 총 4조771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기 전체 매출액 가운데 49.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초소형ㆍ초고용량 MLCC 부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전장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라인업을 늘리고 유럽 자동차부품 회사 등으로 거래선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중국 텐진 공장을 중심으로 고부가 ITㆍ전장용 제품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가 올해 자동차 제품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올해 3분기부터 중국 텐진 공장에서 자동차용 제품의 생산 능력을 점차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