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사람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첨단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는 택배 물량을 효율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물류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감염병, 파업 등 대외적인 요인들이 적지 않았던 만큼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LG전자와 손잡고 자율주행 운송로봇(AMR)기반 오더피킹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첨단 로봇 기술 협력을 진행한다. 오더피킹은 고객 주문 상품을 찾아 피킹하고 포장해 출고하는 작업이다.
양사는 다음 달 곤지암 풀필먼트센터에 AMR 10대를 투입해 파일럿 테스트를 거치고 순차적으로 오더피킹 AMR 업그레이드를 통해 로봇 솔루션을 다른 물류센터로도 확산할 계획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곤지암 메가 허브 터미널'에 업계 최초로 자율주행 운송로봇 AMR도 도입한 바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전자상거래가 매년 10~15% 성장하고 있는데, 택배 물량도 전자상거래 성장세와 동일하게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늘어나는 물량과 함께 개인 고객, 기업고객들의 니즈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을 중요시 하다 보니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AI가 대신해 효율성을 더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도 지난해 말 KT와 손잡고 인공지능 1등 국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 물류 서비스, 디지털 트윈 물류 모델을 개발 중이다. 또 물류산업의 AI 혁신을 위해 초대형 물류 거점인 '대전 스마트 메가 터미널'에 화물을 자동으로 판별하는 AI 솔루션과 분류계획, 설비제어, 운영현황 등이 통합된 기능으로 제공되는 차세대 택배운영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다른 택배업계 관계자는 "물류 현장의 단순 반복 업무를 인공지능, 로봇 등 자동화 설비들로 대체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로봇은 모든 업무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이 못하는 고도화된 업무는 사람이 맡아 서로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화물연대 파업 등 예측 불가능한 대외적인 요인들로 인해 기업 위기 대응 측면에서는 인공지능 도입이 효과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물류시장에 첨단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때는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체로 사람이 하는 업무를 최대한 줄여가고 있는 게 현 산업계의 추세이고, 물류 쪽도 그 흐름과 다르지 않다"며 "점차 AI나 로봇이 모든 업무에 투입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정부나 지자체에 체계화된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