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통해 옮기려면 임시 저장고 필요
미국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돕기 위해 폴란드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을 따라 임시 곡물 저장고를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회의에서 세계 식량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전쟁 이후 수송이 정체되고 있는 곡물들을 저장할 수 있는 임시 저장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흑해 항구를 봉쇄해 곡물 수출이 어려워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곡물을 저장고에 보관해왔다. 현재 약 2000만 톤의 곡물이 이곳에 쌓여있다.
전쟁은 길어지는데 항로는 여전히 봉쇄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새롭게 수확한 곡물들을 저장할 저장고가 부족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곡물, 식용유, 연료, 비료 등의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는 옥수수와 해바라기 식용유의 주요 수출국, 러시아는 핵심 비료 수출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묶여있는 2000만 톤의 곡물을 시장으로 공급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유럽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육로를 이용해 곡물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쟁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흑해에 기뢰를 설치해왔기 때문에 안전상의 위험이 큰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철로 규격이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른 점으로 인해 국경에서 곡물을 다른 열차로 옮겨 실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국경에서 임시 저장고에 곡물들을 옮긴 뒤 유럽의 화물 차량으로 옮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이날 “유럽 국가들이 작물을 보존하고 이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임시 저장고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진행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을 신속히 재개할 가장 좋은 방법은 여전히 흑해를 통한 해상 운송이라고 보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출과 러시아의 수출을 모두 재개하는 이른바 ‘패키지 협상’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