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양파와 감자 등 노지 밭작물 가격이 2배까지 치솟았다. 삼겹살 가격은 100g에 4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는 농작물 수매 비축을 비롯해 수급 안정대책 마련에 나섰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10일 기준 양파 15㎏의 도매가격은 1만9340원으로 1년 전 1만371원, 평년가격 1만437원에서 약 2배 가까이 올랐다.
대표 노지 밭작물인 감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10일 기준 감자 20㎏ 도매가격은 4만420원으로 1년 전 2만3860원보다 약 69%, 평년가격 2만8542에서는 약 41%가 오른 가격으로 거래됐다.
올해 5월까지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인 160.7㎜에 그쳤고, 일교차까지 커지면서 작황이 부진해 수확량이 줄어든 탓이다.
사료용 곡물가격 상승과 외식 증가로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 전 품목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날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삼겹살 100g 평균 가격은 3990원이다. 지난해 5월 말(2944원)보다 36%, 한 달(3243원) 전보다 23% 올랐다.
다른 육류 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0일 참가격 기준 쇠고기 등심(1등급, 100g) 평균 가격은 1만4019원으로 작년 5월 말(1만2458원)보다 13% 상승했다. 하림 토종닭백숙(1.05㎏) 평균 가격은 24% 상승한 1만2676원이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축산업계와 유통·외식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돼지 생산비는 전년보다 10만 원 이상 오를 것이다. 내년에는 돼지농가 중 약 30%가 도산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제품 가격을 올렸던 유통·외식업체들은 "수익성을 위해 제품 가격에 재료값 인상분을 반영해야 하지만, 소비자 저항을 감안하면 또 가격 인상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다행히 최근 전국적으로 강수가 이어지면서 가뭄은 어느 정도 해갈됐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비로 어느정도 가뭄이 해갈됐다고 전망하면서 적은 비가 내린 중서부 지역에는 급수대책을 지속하고, 가뭄이 지속되는 곳에는 가뭄대책비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하반기 수급불안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 채소를 중심으로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이달부터는 배추·무·마늘·양파를 비롯해 식량작물인 감자에 대해 모두 4만 톤을 수매 비축하고 수급·가격 상황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품목별 재배면적·생산량·가격전망 등 관측정보를 농가에 안내해 재배작목과 재배면적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민간이 사전에 비축한 뒤 수급불안 시 일정 물량을 출하토록 하는 저장·가공시설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