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화성·의왕시 반년새 수억 ‘뚝’…“GTX 버블 꺼지나”

입력 2022-06-14 16:00 수정 2022-06-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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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화성시 7개월째 내림세
올해 들어서 2% 넘게 떨어져
의왕도 -0.9% '약세' 이어가
'국민평형' 반년새 2억~3억↓

▲지난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 신설 호재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GTX 신설역 인근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이투데이DB)
▲지난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 신설 호재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GTX 신설역 인근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이투데이DB)

# 지난해 초만 해도 6억~7억 원에 거래되던 경기 의왕시 삼동 ‘의왕파크푸르지오 1차’ 전용면적 84㎡형은 10월 10억5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 해당 평형은 7억75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최근 시장 열기가 식으며 일부 급매물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 신설 호재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GTX 신설역 인근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파트값 과열의 중심지였던 경기 시흥시와 화성시, 의왕시에서는 실거래가가 수억 원씩 떨어지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시흥시와 화성시는 지난해 12월부터 한 주도 빠짐 없이 내리기만 했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각각 –2.25%, -2.24%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55%, 5.50%를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수치다. 지난해 38.02% 오르며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의왕시는 하락·보합을 반복하며 올해 누적 변동률 –0.9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GTX 호재가 단기간 아파트값에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형성된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리 인상과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며 일대 주택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투자 수요 정리 매물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조정되고 있다”며 “GTX 호재만으로 급등한 일부 경기 지역 등은 조정 장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GTX-A와 달리 B·C노선은 아직 착공에도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B노선은 연말까지 시설사업 기본계획고시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추진하며, C노선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올해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 중이다.

최근 경기 일대 GTX 수혜 아파트 단지에서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형 실거래가가 2억~3억 원 떨어지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흥시 배곧동 ‘시흥배곧C2 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형은 지난달 11일 7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10억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억20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현재 시세는 7억 원까지 내려갔다.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아파트’ 전용 84㎡형은 지난달 20일 11억5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해당 면적의 경우 지난해 8월 13억6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4월 11억4000만 원에 거래되며 호가를 낮춘 매물이 잇따라 팔려나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해 이들 지역은 과도하게 집값이 올랐고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조정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나 실수요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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