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가는 하늘길이 2년여 만에 열렸다. 일본 정부가 여행객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겐 희소식이라는 게 업계 목소리다. 다만 코로나 이전처럼 규제가 완전히 완화된 게 아닌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입국자 대다수의 격리를 면제하는 등 입국·검역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하루 입국자 수 상한선을 지난 1일부터 2만 명으로 확대했다고 정례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일본 보건당국은 입국자들이 일본에 오기 전에 머문 국가·지역을 코로나19 유입 우려에 따라 청·황·적 세 가지 그룹으로 구분해 검사와 격리 여부를 달리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움직임은 LCC들에겐 희소식이다. 단거리 노선에 의존하는 LCC에게 일본 노선은 알짜 노선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 2019년 7월 '보이콧 재팬' 이전 일본 여행객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우리나라 여행객수는 2017년 714만 명, 2018년 753만 명이었다. 2019년에는 558만으로, 한일무역 분쟁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꾸준히 일본 여행을 떠난 우리나라 여행객수는 많았다. 일본 다음으로 많았던 나라는 중국으로, 2017년 386만, 2018년 419만 명이다. 일본 여행객 수에 절반 수준이다.
LCC항공사 관계자는 "일본 여행 규제가 풀리고 있는 건 당연히 좋은 소식으로 볼 수 있다"며 "아직은 코로나 전만큼 여행객이 많지는 않지만 하반기까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LCC들 사이에서는 노선 증편과 마케팅 등을 통해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우선 진에어는 이달부터 인천~오사카, 인천~나리타 노선을 주 2회에서 4회로 증편했다. 에어부산도 지난달 25일 인천~나리타 노선을 신규 취항한 데 이어 오는 26일 인천~오사카, 7월 22일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재개한다.
티웨이항공도 이달부터 주 1회 운항하는 인천~후쿠오카, 인천~오사카, 인천~나리타 등 3개 노선을 주 2회로 늘린다. 제주항공 등 나머지 LCC들도 일본 관광 재개에 맞춰 일본 노선 증편과 신규 취항을 적극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일본 정부에서 무비자, 관광비자 등 모든 규제를 풀어놓은 게 아닌 만큼, 일본 노선 증편 등을 주저하고 있는 항공사들이 있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서 규제를 완화했다고 하지만 이는 코로나 이전처럼 무비자, 관광비자를 풀어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냥 좋은 소식으로만 볼 수 없다"며 "1만 명에서 2만 명으로 확대했다고 하지만 이는 여행객 수요를 채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입국 규정은 관광 목적으로는 입국이 금지돼 있다. 일본 여행을 하려면 유학이나 취업, 출장 등의 목적으로만 입국할 수 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본 여행이 자유로운 수준이 아니어서 일부 항공사들은 노선 증편 계획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다만 7월에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는 관광 재개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