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무역수지가 1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등 김치 그 자체로도 인기가 많지만, 뿌려 먹을 수 있는 김치 시즈닝부터 김치 케첩까지 현지 입맛에 맞는 다양한 가공식품도 함께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1억5990만 달러(약 2028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줄곧 적자를 기록해온 김치 무역수지는 2009년 이후 12년 만에 192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최근 5년간 김치 수출은 연평균 18%씩 증가했으며, 수출 대상국도 2011년 61개국에서 10년간 89개국으로 확대됐다. 이같은 성과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건강 중시 트렌드가 확산한 데다 K팝 등 한류 열풍으로 김치의 인지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분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으로, 지난해 801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12.7% 증가한 것으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다. 미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5% 급증한 2830만 달러였고, 유럽 수출액도 24.9% 늘어난 1470만 달러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엔 한국산 '매운맛'의 인기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식품부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 시장 현황 고추장 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고추장 수출액은 전년(3766만7000달러)보다 35.2% 증가한 5093만2000달러로 집계됐다. 조사팀은 "해외 소비자는 고추장을 BTS(방탄소년단) 등 K-팝 스타가 즐기는 '힙한(멋진) 식문화 콘텐츠'로 본다"고 설명했다. 'K-핫'이 건강식품이라는 인식과 동시에 일종의 유행으로번지고 있는 것이다.
김치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현지의 음식과 접목한 다양한 레시피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농식품부와 aT가 영국에서 진행한 셀럽 연계 온라인 김치 레시피 챌린지는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슐랭 스타셰프인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와 유명 가수 등이 참여한 챌린지에서는 총 116가지의 김치 레시피가 나왔고, 이 중 김치 샥슈카(에그인헬)와 김치 와인밥이 우승을 차지했다.
김치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자 김치 가공식품의 수출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아직 김치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현지에서 즐겨 먹는 가공식품을 활용한 카테고리 변화에 나선 것이다. 김치 가공식품은 김치 성분이 들어가 새콤한 맛이 더해진 김치 케첩부터 요리나 과자 등에 뿌려 먹을 수 있는 가루인 김치 시즈닝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김치 가공품은 올해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미래클 K-푸드 프로젝트에 새롭게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클 K-Food 프로젝트는 농식품부와 aT가 뉴질랜드의 키위나 노르웨이의 연어와 같은 국내 대표수출품목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장성 테스트, 시험 수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매년 기존 품목에 대한 성과 및 향후 수출확대 가능성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미흡 품목 재조정 및 신규 추진 품목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선정된 품목으로는 김치 가공품 이외에도 간편 쌀가공식품(냉동 김밥), 국산 원유 사용 발효유 등 2개의 가공식품과 키위(스위트골드), 포도(홍주씨들리스), 고구마 등 3개의 신선식품이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 가공식품은 김치 시즈닝, 동결건조 김치 등 김치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품목으로, 젓갈을 사용하지 않은 비건 제품도 있어 김치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지원 : 2022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