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력단절 고착화…재진입 쉬운 정책ㆍ환경 필요”

입력 2022-05-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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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 90% 이상 여성, 17년 전과 같아
여성 실업자 증가, 남성 감소…두 번째 소득원 인센티브 확대해야
경총, '최근 5년간 여성고용 동향 특징 및 개선 과제 발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여성 인력 누수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며 경력단절이 고착화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지원하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령대별‧성별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 비중(2021년 기준) (출처=한국)
▲연령대별‧성별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 비중(2021년 기준) (출처=한국)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5일 ‘최근 여성고용 동향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여성고용의 특징으로 △여성 노동력 유휴화 현상 지속 △경력단절곡선의 학력별 분화 및 고착화 △성별로 차별화되는 실업 상황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의 70.5%가 여성이었다. 특히 핵심 경제활동 연령인 30~40대 중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는 90% 이상이 여성이었다. 이는 2005년 91.7%, 2010년 90.9%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동안 정부의 각종 노동시장 이탈방지 정책이 무의미했다는 방증이다.

경총은 “30대 여성 인구의 23.9%, 40대 여성 인구의 24.4% 등 30∼40대 여성 인구의 4분의 1이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 상태에 있는 것으로 집계돼 국가 인적자원 활용 측면에서 상당히 큰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에서 한 번 이탈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학력별로 굳어지고 있다.

대졸 이상(대학원졸 포함) 여성의 경우 20대 고용률은 높은 편이나 30대부터 고용률이 떨어지기 시작한 후 20대 고용률 수준을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졸 여성은 20대 후반과 30대 후반의 고용률 격차가 20.8%포인트(5년 평균)로 다른 학력보다 큰 등락을 보이며 경력단절 현상이 가장 컸다.

고졸 이하 여성은 20대 고용률이 다른 학력에 비해 낮아 노동시장 진입과정의 어려움이 두드러졌다.

실업 상황도 남성과 여성이 극명하게 갈렸다. 최근 5년간 여성 실업자는 연평균 약 2.1% 증가한 반면 남성은 약 0.6% 감소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여성 실업자 수(48만4000명)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시기(48만6000명)와 맞먹는 수준으로 증가했으나 남성 실업자 수는 줄었다.

경총 고용정책팀 최윤희 책임위원은 “현재까지 ’기업 단위‘에서 여성 인력의 노동시장 이탈방지에 초점을 둔 여성 고용 유지정책이 여성 인력 저활용 문제를 크게 개선시키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노동시장 단위’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보다 많은 여성 인력이 손쉽게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장기 비경제활동인구를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도록 두 번째 소득원(맞벌이 가구)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고, 산업 전환기에 적합한 교육‧훈련을 강화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산업 쪽으로 여성 인력이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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