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 동국제약, 대원제약, 동구바이오제약, 팜젠사이언스 등 다수의 중견제약사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영업환경이 회복되면서 본업인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살아나고, 재택치료 도입으로 관련 의약품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보령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최고 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매출은 170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7억 원으로 35.8%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전문의약품 1453억 원, 일반의약품 91억 원, 수탁사업 138억 원으로 각각 28%, 29%, 63% 성장했다. 전문의약품은 1분기 매출의 84%를 차지, 확고한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간판 의약품 '카나브 패밀리'는 이번에도 호실적을 주도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1분기 324억 원의 매출을 올려 19% 성장했다. 아울러 국내 최초 혈액암 전담조직을 설립하면서 '뉴라스타'(80억 원) '그라신'(35억 원) 등 도입제품도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엔데믹 사이에서 일상이 회복되면서 전 사업 부문에서 뚜렷한 성장세가 관측됐다"며 "안정성과 성장성을 보유한 전문의약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효과에 더해 리오프닝 효과에 따른 호흡기·항생제 매출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연결기준 1분기 매출 165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1% 성장,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4억 원으로 19.4% 늘었다.
성장 폭이 가장 큰 부문은 전문의약품이었다.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탄젯'과 '피타론에프', '아토반듀오' 등 만성질환 관련 내과 영역 의약품이 매출을 이끌었다. 국내 최초 액상형 골다공증 치료제 '마시본에스액'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사돌, '마데카솔' 등 일반의약품(OTC)도 약국 방문이 늘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헬스케어 부문은 제약업계 더마 화장품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센텔리안24'가 견인했다. 화장품 사업은 1분기에만 38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호흡기질환 강자 대원제약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1분기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매출은 1171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9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에 분기 매출 1000억 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대원제약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소염진통제 '펠루비', 감기약 '코대원' 등의 처방이 크게 늘었다. 펠루비는 1분기에만 125억 원, 코대원포르테(에스)는 13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내과·이비인후과 부문을 육성한 동구바이오제약도 오미크론 확산의 덕을 톡톡히 봤다. 별도기준 매출 472억 원, 영업이익은 56억 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레스틴정', '카버락틴정', '글리포스연질캡슐' 등의 매출이 늘었다.
다년간 처방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피부과 및 상승세를 보이는 비뇨기과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위탁생산(CMO) 사업도 힘을 보탰다.
지난해 연매출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한 팜젠사이언스는 1분기 매출 410억 원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년동기 대비 70.6%가 급증한 규모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34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 코로나19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전문의약품은 192억 원으로 55.1% 늘었으며, 사업다각화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4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팜젠사이언스는 60여년 간의 전문의약품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GMP 시설에서 건기식을 생산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 관계자는 "우수한 건기식 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좋은 수탁 거래처를 다양하게 확보한 덕분에 신사업이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은 중견제약사들의 성장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을 관측된다. 주력인 의약품 사업이 회복되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화장품, 건기식 등 사업다각화로 외형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