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문한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현장 직원에게 들었던 말이다. 또 다른 직원은 “신차(J100)에 대한 기대가 크다. 빨리 양산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J1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시험 생산되던 새로운 SUV 모델은 17일 ‘토레스’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쌍용차 임직원들은 토레스가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어온 쌍용차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토레스라는 모델 하나가 이처럼 큰 기대를 받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모델이 시장에서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랜 기간 쌍용차가 겪어온 어려움을 토레스를 통해 끝내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쌍용차는 오랫동안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은 에디슨모터스가 2743억 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M&A가 난항을 겪는 동안 직원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직원들은 2019년부터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제도 축소, 노사 상생 협약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단체협상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쟁의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 ‘쌍용차 사태’로 만들어진 강성 노조 이미지와 달리 회사와 함께 ‘뼈를 깎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묵묵히 경영 정상화를 향해 걸어가는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 후보는 KG컨소시엄이다. 오랜 기간 자금난을 겪어온 쌍용차는 인수대금의 크기, 인수 이후 운영자금 확보 계획 등에 중점을 두고 새 주인 후보를 찾았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5조3464억 원, 매출 4조9833억 원인 KG그룹이 주도하는 KG컨소시엄이 M&A 공고 전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어쩌면 쌍용자동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섣부르게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쌍용차의 직원으로 일하고 싶다”던 직원들의 눈빛을 떠올려본다. 신차 출시와 새 주인 후보. 쌍용 정상화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