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버핏, 1분기 순익 반토막났지만 ‘위기’를 ‘기회’로

입력 2022-05-01 13:43 수정 2022-05-0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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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열린 연례 대면 주총서 적극적 투자 의욕
변동장에도 1분기 미국 시장에 511억 달러 투자
버핏 “시장 ‘투기장’ 변했지만, 저평가 종목 찾게 해줘”
“세계 모든 비트코인 25달러에 줘도 안 받아”

▲워런 버핏(가운데)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대면으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 자리에 골프 카트를 타고 입장하고 있다. 오마하/로이터연합뉴스
▲워런 버핏(가운데)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대면으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 자리에 골프 카트를 타고 입장하고 있다. 오마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글로벌 투자사 버크셔해서웨이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버핏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대면으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위기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자신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54억6000만 달러(약 6조9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철도와 유틸리티, 제조업 등 사업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았지만, 투자 실적이 꺾였다. 버크셔는 지난해 1분기 경우 주식 투자로만 50억 달러를 벌었지만, 올해 들어선 16억 달러 손실을 봤다. 이에 보유현금자산은 지난해 말 1470억 달러에서 올해 3월 말 1063억 달러로 줄었다.

투자 손실을 본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 변동성을 키운 탓이다.

버핏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버크셔는 1분기 미국 시장에만 511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 기업 셰브런 지분을 크게 늘려 상위 4대 투자 종목에 추가했다. 지난해 45억 달러 상당 지분을 보유했던 버크셔는 그 규모를 올해 1분기 260억 달러까지 늘렸다.

또 동종업계 옥시덴탈페트롤리움과 컴퓨터 제조사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된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버핏은 “버크셔가 액티비전 지분을 9.5% 보유하고 있다”며 “이 회사 주가는 MS가 제안한 인수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지금도 주식을 더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액티비전 주식을 처음 매입했다. 당시 버핏은 MS가 액티비전을 인수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밝혔다.

버크셔가 셰브런 등 석유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에 대해 버핏은 “미국이 자체적으로 석유를 생산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친우이자 버크셔 이인자인 찰리 멍거 부회장도 “석유보다 더 유용한 산업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투자 결정을 옹호했다.

버핏은 현재 시장 상황을 변동성 큰 ‘투기장’이라고 표현하면서도 투자 적기로 판단했다. 그는 “시장 전반에 걸친 변동성 증가는 한 가지 좋은 영향을 끼쳤다”며 “그건 버크셔가 다시 투자할 저평가 종목을 찾을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버크셔에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없다는 느낌은 2월 말 흥미롭게 뒤집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어떤 분기든 투자 손익은 의미가 없다”며 “회계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투자자들에게 극도로 오도될 수 있는 주당순이익을 제공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고수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고 해도 안 받을 것”이라며 “가상자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는 생산적인 자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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