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투자 종목을 고를 때 필요한 4가지 원칙 제시
'안전 마진', '미스터 마켓' 거론하며 투자자에 신중함 주문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과거 버핏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 담긴 격언들을 모아 소개했다.
현재까지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내용으로 꼽히는 게 바로 1997년 주주 서한이다. 버핏은 서한에서 △사업을 이해할 수 있는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실적을 전망할 수 있는가 △경영진이 성실하고 유능한가 △매력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가 등 4가지 포인트를 개별 종목의 선택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 4가지는 1992년 주주 서한에도 다시 담겼다. 특히 버핏은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행동으로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바르게 알고 있을 것’과 ‘안전 마진으로 투자할 것’등을 추가로 제시했다.
전자는 사업의 특징이 명확하고 안정적인 기업만을 투자 대상으로 삼으라는 뜻을 담고 있다.
후자인 안전 마진은 원래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의 말로, 자신들이 산출한 기업가치보다 실제 주가가 높으면 해당 종목 투자를 끝내는 것을 의미한다. 버핏은 그동안 기업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되면 빅딜과 같은 대규모 투자를 삼갔다.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미스터 마켓’을 경고하기도 했다. 미스터 마켓이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을 표현하기 위해 그레이엄이 처음 사용한 말로, 시세가 크게 흔들리면 종종 기업가치와 동떨어지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버핏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과 같은 정책 변수라든지 유명 애널리스트의 의견 수정 등으로 주가가 흔들릴 때도 차분하게 기업가치를 확인할 것을 권유했다. 변동장일수록 낮은 가격에 추가 매수할 기회를 노릴 수 있고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서한에서 “현명한 행동이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금융 당국이 과도하게 기업의 책임을 떠안는 것에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파산 기업들이 속출하자 주주 서한에서 “물이 빠졌을 때 비로소 누가 알몸으로 헤엄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당국의 과한 책임이 투자자들로부터 기업의 민낯을 감추게 된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닛케이는 “이 세계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버핏의 격언을 인용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움직이지 않는 마음이 투자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