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2년 넘게 지속하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부분 해제하면서 유통업계의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증권사 연구원들 역시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미국 분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에도 국내 수요 회복이 가시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코로나19 유행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3월부터 도입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18일부터 사실상 종료한다고 밝혔다. 2년 1개월만에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셈이다.
이같은 방역 완화 조치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 역시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1일 발표한 ‘소매유통업계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 RBSI는 지난 1분기 102에서 111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RSBI는 100 이상의 경우 해당 분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을 밑돌 경우 반대의 의미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백화점의 실적이 당분간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최근 늘어난 명품 소비가 실적을 이끌고 있고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시기적절하게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파른 성장세에 따른 기저 부담은 2분기 실적을 통해 판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외에도 유통업체 대다수가 거리두기 폐지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서히 거리두기 완화 기조를 이어오면서 이미 수요 증가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14일 기준 전체 소주 판매량 중 페트 소주 비중은 32.1%로 늘었다. 2018년과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신장세다. 이마트24에서 페트·팩소주 판매 비중은 43%에 달한다. 페트 맥주도 인기다. 인원 제한 등이 완화되고 날씨가 풀리면서 캠핑 등 야외 활동이 늘자 휴대가 편리한 페트(PET) 소주·맥주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주류업계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 주류업체는 전년도 낮은 기저효과로 시장회복에 더해 주요 제품 판가인상 전 가수요 물량이 발생하며 실적호조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지난 2월 '참이슬' 등 소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7.9% 상향했고, 지난달에는 맥주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다. 오비맥주도 지난달 국산 맥주 출고가를 평균 7.7% 높였으며,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소주 '처음처럼' 병 가격을 7.7% 올렸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성장 역시 견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우려를 낳고 있는 물가 상승이 일부는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견조한 실적에는 물가상승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데, 3월 기준 가공식품의 물가상승은 +6.4%였다”면서 “대형마트의 가공식품 매출비중이 30% 내외, 편의점이 45% 수준임을 감안할 때 물가상승에 따른 기존점의 성장률의 영향은 각각 2%, 3%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유통업태별로 당분간 대형마트, 편의점, 면세점, 백화점, 홈쇼핑 순으로 분위기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여러 사업자들이 배달비 인상, 프로모션 축소, 멤버십 가격 인상 등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경쟁완화의 시그널이 확인되는 국면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현 시점은 지난 해 하반기 평가절하됐던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는 구간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이고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