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 중인 데다, 금융당국 규제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이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추가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차주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의 올해 2분기 가계주택대출 태도지수는 11, 가계일반 대출 태도지수는 3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내은행 18개 등 총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설문 조사했는데, 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 완화' 또는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은행권 가계 주택대출 태도가 완화로 돌아선 건 2019년 3월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가계 일반대출 태도 역시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완화로 돌아섰다.
기업 대출태도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작년 하반기 이후 금융지원조치 종료를 앞두고 보합(0)을 보였는데, 추가연장 방안이 발표되면서 2분기에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그간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강화 기조를 지속해 왔다"며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와 함께 가계대출 규제 조정이 예상되면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은행권 대출 한파가 풀리면서 가계의 대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종합 대출수요지수는 1분기 -16에서 2분기 3을 기록했다. 가계 주택 자금 수요는 전분기 감소에서 2분기에는 주택대출 규제 조정 기대 등으로 보합(0)으로 예상된다. 신용대출 등 일반자금 수요는 은행의 신용대출 한도 확대 등의 영향으로 증가(8)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은 쉬어지는 데 신용 위험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돈을 빌려줬다가 떼일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는 신용위험지수는 2분기에 13으로, 1분기(12)보다 1포인트(p)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는 14를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중소기업(19)과 대기업(8)로 역시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은행은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중 가계의 신용위험은 대출금리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 신용위험 역시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지속,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분기 중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강화 정도가 축소될 전망이다. 신용위험은 모든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수요는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한 모든 업권에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