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이케아, 시디즈 등 가구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목재 가격이 추가로 뛸 수 있어 가구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7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한샘몰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 기준으로 일부 상품의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침대·소파·책상 등 주요 가구를 대상으로 평균 4% 가량 올렸다. 한샘은 지난해 상반기 두 차례, 올해 2월에도 가구 가격을 조정했다.
퍼시스그룹 역시 이달 주요 가구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지난해 7월 가구 가격을 인상한지 9개월 만이다. 퍼시스그룹 소파 브랜드 알로소가 일부 품목(소프트토넬로 가죽 적용 제품) 판매가를 약 5% 인상했고, 퍼시스그룹 계열사 시디즈는 190여개 품목에 대한 가격을 비슷한 수준으로 올렸다.
이케아코리아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3% 가량 올렸다. 최대 인상률은 25%다. 연초 약 6% 인상을 단행했던 이케아는 두 달만인 지난 2월말 제품 가격을 또다시 올렸다. 침대와 주방가구, 서랍장 등 약 35종이 포함됐다.
가구업계가 가구 가격에 대한 도미노 인상에 나선 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부터 국제유가를 비롯해 원부자재비, 운송비 등이 잇따라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원자재 수급이 불안해진 것도 가격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가구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 사태로 글로벌 목재 가격 등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구에 주로 사용되는 러시아산 제재목(3.6m·3.0㎝·3.0㎝ 규격) 가격은 2020년 12월 39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57만 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산 제재목 수입량(44만4000㎥)로 칠레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에 아직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업체들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관련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9월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상승 등으로 인해 원가가 오른 제품들에 대해 가격을 인상했다. 평균 인상율은 약 8%였다. 현대리바트도 아직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6월과 12월 소파, 침대, 의자 등 가정용 가구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3~5% 인상한 바 있다.
업계에선 러시아 침공 사태 여파가 장기화 할 경우 가구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봄맞이 이사와 인테리어 교체, 결혼을 맞아 가구 소비에 나서는 수요자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