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금리 50bp 인상 ‘빅스텝’ 거론
도이체방크, 내년 4분기 경기침체 예측
“연준, 연착륙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
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비둘기파’로 알려진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겸 부의장 지명자는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연설에서 이르면 5월 양적 긴축에 착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가 연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을 빠르게 축소하기 시작하고 금리를 인상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은 우리가 고려할 선택지가 될 것이다. 5월 FOMC 회의에서 논의하겠다”며 긴축 가속 의지를 드러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일반적으로 25bp씩 조정해 50bp는 빅스텝으로 불린다.
5월 FOMC는 내달 3~4일 열린다. 무엇보다 비둘기파인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에 이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시장엔 불안감이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주요 은행 중 하나인 도이체방크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속도를 높이는 연준이 내년 말부터 미국의 리세션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더는 연준이 연착륙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적극적인 긴축 정책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시기와 규모는 불확실하지만, 내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에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근거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등 인플레이션 지표가 1982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게 올랐고,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진 점을 들었다.
도이체방크는 “인플레이션 안정은 수요를 의미 있게 위축시키는 정책 기조를 통해서만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제 명확해졌다”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연준이 금리 인상분 일부를 되돌린 후에야 경기 성장세는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세션 불안감은 최근 채권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지난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8bp 하락하면서 2년물 금리와 역전되는 일이 있었다.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벌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2019년 미·중 무역분쟁 이후 처음이다.
CNN방송은 “주요 은행의 첫 리세션 예측은 연준이 경제에 대한 제동을 너무 세게 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최근 다른 전문가들도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