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이 2.837%에 마감하며 9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공시를 보면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0.053%포인트 높은 2.837%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이 2.8%대를 기록한 건 2014년 5월 13일(2.860%)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국고채는 △2년물 2.585% △5년물 3.019% △10년물 3.065% △20년물 3.050% △30년물 3.020% △50년물 2.986%로 마감했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치솟는 배경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우려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증액 이슈가 겹친 탓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이슈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금리가 움직이면 국내 금리도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나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 놓는다고 해도 이 같은 불안 심리는 오랫동안 진정되지 않고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미 국채 금리 2년 물이 2.52%대로, 10년물이 2.48%대로 큰 폭 상승하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중립금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경 이슈 역시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린 주요 원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50조 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국채란 정부가 수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발행 물량이 늘면 그만큼 국채값은 떨어지는 동시에 금리는 오른다.
지난 2월 21일 국회에선 16조9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이 통과됐는 데 이를 위해 11조3000억 원 규모의 적자국채가 발행된 바 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차후 추경 편성과 관련해 “차입이 아닌 지출 구조 조정을 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고,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윤 당선인이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적자국채 추가 발행은 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기세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오는 5일 국고채 2 조원(액면기준)을 경쟁 입찰 방식으로 단순매입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시장금리 급변동시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을 시행하고,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의 월별 발행물량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년 금리는 단기적으로 하향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채권금리 상승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상승 추세는 유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