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확대되고 있는 재정수지 적자와 함께 무역수지도 적자로 돌아서면서 이른바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악화된 재정수지가 2년 뒤의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관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은영 국회예정처 경제분석관은 "지지난해 재정수지는 당해연도 경상수지와 양(+)의 관계를 보인다"며 "다른 조건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재정수지가 악화되면 경상수지도 악화될 수 있고 해당 영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 전반에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케인지언의 '쌍둥이 적자' 가설을 통해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쌍둥이 적자란 재정 수지와 경상 수지의 동반 적자를 의미하며, 대내외 균형이 무너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가설에 따르면, 확장재정 등으로 인한 재정지출의 증가는 재정수지를 악화시키고, 재정적자를 조달하기 위해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시장금리를 상승시킨다.
이에 따라 해외자본이 내외금리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해외로부터 주식투자 자금의 유출을 초과한 채권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 환율이 떨어진다. 결국,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단기적으로 수입을 증가시키고 수출단가를 높여 결국 수출과 경상수지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총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재정수지 적자는 해마다 확대됐다.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 12조 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0년 -71조2000억 원, 2021년 -75조4000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통합재정수지는 중앙정부의 당해연도 순수입에서 순지출을 차감한 수지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2~2025년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는 연평균 65조5000억 원, 104조3000억 원 적자를 보이면서 국가채무는 2025년에 GDP 대비 58.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 또한 최근 흑자 폭이 축소되고 있다. 올해 1월 무역수지는 수출액이 553억2000만 달러, 수입액이 602억 달러로 48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월 8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3월 1억4000만 달러 적자로 2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즉,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 폭 감소에는 확장재정으로 인해 2년 전부터 확대된 재정지출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재정수지 적자가 해마다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쳐 '쌍둥이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조은영 분석관은 "재정수지적자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는 이자율을 상승시켜 가계 및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을 가중하고 소비 및 투자의 감소로 연계될 수 있다"며 "경상수지적자의 확대는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쳐 국내기업의 해외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정수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더라도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 지연,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 지속, 원유 및 원자재 가격 급등 등에 따라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