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미국에서 본격 김치를 담근다.
김치 브랜드 '종가집'을 보유하고 있는 대상이 미국 김치공장을 세우고 본격가동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김치만을 생산하는 공장을 미국에 세운 건 대상이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처음이다. 김치 수출국 2위인 미국 현지를 직접 공략해 2025년까지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고 김치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로 김치 공장을 완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간 2000톤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내 김치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향후 유럽과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 서구권 지역까지 현지화된 김치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이 미국을 점찍은 건 현지에서 김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으로 수출한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총 2825만 달러(한화 약 346억 원)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고, 2011년대비 10배 이상 성장했다. 소비층 또한 기존 교민에서 아시아계 현지인으로 빠르게 인기가 확산하고 있다.
김치의 글로벌 위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 수출액은 2016년 7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 599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 대상국도 2011년 61개국에서 지난해 89개국으로 확대됐다.
대상은 그동안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김치 수출을 견인해 왔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 달러에서 2021년 6700만 달러로 131%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대상은 국내 총 김치 수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A공장에선 오리지널 종가집 김치뿐만 아니라 글루텐프리(Gluten Free), 비건(Vegan) 등 미국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맛김치, 양배추 김치 등 총 10종을 생산한다. 기존 국내 공장에서 수출하던 제품에 현지 생산 제품을 추가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김치 브랜드도 현지인들이 쉽게 표현할 수 있는 ‘Jongga’로 적용하고 있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김치뿐만 아니라 고추장도 생산한다. 이번 대상 LA공장은 김치와 함께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핫소스처럼 묽은 제형으로 개발한 오푸드(O’food) 고추장 6종도 생산한다. 고추장은 현지 식품기업 및 외식업체 등에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용(B2B) 대용량 제품이다.
대상은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 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 원을 목표로 삼고,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매장 내 종가집 김치 입점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종가집 김치는 지난해 월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점차 매장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미국 현지 주류 채널 내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미국 시장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면서 “현지 공장을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물류 대란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며, 美 서부에 있는 LA공장이 안정화되면 향후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