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져 150달러를 넘어서면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이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제조 기업을 대상(151개사 응답)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0.1%는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고 27일 밝혔다.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기업은 없었다.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영업이익)이 악화한다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76.2%에 달했고 영업이익은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5%∼0% 감소하는 기업은 38.4%, 10%∼5% 감소하는 기업이 21.2%였다. 유가 상승으로 기존 투자 계획을 축소하려는 기업은 76.2%로, 축소규모는 평균 2.7% 수준이었다. 기업의 64.3%는 5% 이내의 범위에서 투자를 축소할 계획인 반면, 5% 이내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도 21.8%를 차지했다.
응답 기업의 70.1%는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고 응답했다. 적자 전환 유가는 평균 142달러로 현재 수준인 100달러에서 적자로 전환된다는 기업도 13.2%에 달했다. 150달러가 되면 적자로 전환된다는 기업(28.5%)이 가장 많았다.
특히, 유가가 200달러 이상이 될 경우 모든 기업이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공장 가동 중단을 고려할 수 있는 유가는 평균 184달러이다.
기업들은 에너지 외 원가절감(32.8%), 제품 가격 인상(24.3%), 전기 등 대체 에너지 사용 확대(11.2%), 신규 투자 등 생산성 향상(10.7%) 등을 통해 유가 상승에 대응하겠다고 응답했다.
정부 지원 정책으로는 원유 관세 인하(37.1%),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 확보(25.6%), 정부의 원유 비축물량 방출(14.1%),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인하 연장(13.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기업들은 이번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피해로 원유 수급 및 원유 가격 상승 피해(35.8%), 석유화학 원자재(나프타) 수급 및 가격 상승(27.1%), 러시아 금융제재로 인한 대금 거래 애로(12.6%) 등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거나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LNG 등의 관세를 인하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