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유별난 커피 사랑 덕에 '커피 사장님'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어려운 취업환경으로 인해 취업 대신 창업에 뛰어든 '젊은 사장님'도 약진 중이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커피 매장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출혈 경쟁도 심화하면서 점포당 평균 매출은 하락하고 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종 전체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약 66% 늘어난 8999개이며 이 가운데 커피 업종 브랜드 수만 736개로, 전체 외식업종에서 직전 연도 대비 가장 큰 증가 폭(90%)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 역시 2019년 1만6186개에서 2020년 1만7856개로 10% 늘어나 외식 업종 가운데 커피가 가장 큰폭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커피는 창업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이다. 타 외식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초기 자본금이 덜 드는 데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맹본부의 사업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테이크아웃 시장 성행 등에 힘입어 소규모 창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커피 업종에서 지난해 가맹점 10개 미만으로 운영하는 소규모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점이 현실을 입증한다.
물 대신 커피를 즐겨 마시는 커피 애호가들의 사랑도 한몫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1조488억 원)했고 커피 수입량 역시 2020년 대비 7.3% 늘어난 18만950톤으로 집계됐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한 명이 1년에 마시는 커피는 328잔으로, 1인당 하루 한잔은 마시는 셈이다(국회입법조사처 조사).
한 업계 관계자는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들이 창업으로 돌파구로 삼는 점이 요즘 창업 시장 트렌드"라면서 "개인 창업에서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검증된 시스템을 가진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한 창업, 그 중에서도 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바람에 점포당 평균 매출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직전인 2019년 커피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2억3200만원이었던데 비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2020년에는 1억9700만 원으로 15%나 감소했다. 가맹점 수 증가율이 타 업종 대비 높은 데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평균 매출액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과열에 따른 출혈 경쟁도 우려된다. 최근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확대하며 커피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에서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출혈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공정위 집계 기준 2020년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1억 원 미만인 브랜드 비중은 19%로 전년 대비 6.7%p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