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0%대로 계절 독감 수준이라지만, 사망자 수가 굉장히 많은데요. 높은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크게 느는 데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사망자 수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확진자가 정점을 찍더라도 1~2주 후에나 사망에 이르는 만큼 우울한 4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1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주(6∼12일) 위중증 환자 수는 일평균 1033명으로, 직전주(761명)의 1.4배를 기록했습니다.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사망자도 늘어 지난주 코로나19로 총 1348명이 사망했습니다. 하루 평균 193명이 코로나19 치료 중 숨졌거나 사후에 확진된 것인데요. 지난주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직전주(총 901명)의 1.5배, 2주 전(2월 20∼26일·총 541명)의 2.5배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누적 사망자도 1만 명을 넘겼습니다. 13일 0시 기준 누적 사망자는 1만144명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1만 명대를 돌파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만 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고 한 분 한 분이 귀한 존재였다”라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현재 대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유행했던 델타 변이에 대해 치명률이 훨씬 낮습니다. 실제 코로나19 치명률은 델타변이 대유행으로 0.92%까지 치솟았던 지난 1월 중순 이후 꾸준히 낮아져 12일 0.16%까지 떨어졌는데요. 그럼에도 사망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원인이 뭘까요? 치명률은 낮아지더라도 확진자 수의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첫번째로 꼽힙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일평균 28만4730명으로 직전주 19만7247명의 1.4배가 되며 확진 속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치명력이 적더라도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치솟게 되면 사망자의 절대 숫자도 증가할 수 밖에 없겠죠.
감염시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이 최근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원인입니다. 실제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 중 60세 이상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주 16.2%로, 직전주(15.0%)보다 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확진자라도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은 노년층의 확진세가 크다보니 어쩔수 없이 나타난 현상이겠죠.
문제는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세도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이번 주께 정점에 올라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9만5000∼37만2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의 정점은 다릅니다. 통상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신규 확진자 증가와 보통 1∼2주 시간차가 있는 만큼 사망자의 정점은 이보다 늦은 3월 말~4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달 초 SNS에 “3월 말~4월 초 하루 사망자가 300~400명에 이를 수 있다”면서 “따뜻한 봄이 와도 누군가에겐 ‘잔인한 4월’이 되겠다”며 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14일부터는 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과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 총 7732곳(12일 기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왔다면 코로나19 확진자로 인정돼 추가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양성이 확인되면, 보건소의 격리 통지 전달 전이라도 바로 격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만, 60대 이상이라면 의료기관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인만으로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을 수 있지만, 40~50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위험군 및 면역저하자는 의료기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면 확진으로 인정받지만, 먹는치료제 처방을 받으려면 기존처럼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개인이 집이나 선별진료소 등에서 직접 하는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는 확진으로 인정되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