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필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캠페인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해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도 급증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PPA 제도가 도입된 뒤 지금까지 실적이 전혀 없어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블룸버그NE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기업이 PPA를 통해 구매한 재생에너지 규모는 31.1GW(기가와트)로 전년(25.1GW) 대비 약 24% 증가했다. PPA는 기업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계약을 맺고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말한다.
글로벌 기업의 PPA 규모는 2016년 4.1GW에서 2021년에는 31.1GW로 5년 새 무려 7배 이상 성장했다. 지역별로는 미주가 20.3GW로 전 세계의 65.2%를 차지했다. 아마존(6.21GW), 마이크로소프트(6.15GW), 메타(2.2GW) 등 미국 대형 기업의 PPA 계약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PPA 이용실적이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을 거쳐야만 전력 거래가 가능한 제3자 PPA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이후 전기사업법 개정을 거쳐 직거래가 가능한 직접 PPA가 추가로 도입됐고, 이달 중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기업들은 RE100 이행 수단으로 PPA 대신 미활용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구매하거나 한전에 웃돈을 주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녹색프리미엄)을 택하고 있다. 망 이용료 부과, 수수료 지급 등으로 PPA가 다른 이행 수단보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서다.
업계 관계자는 "RE100 이행의 핵심 수단인 재생에너지 PPA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비용부담 완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