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내 옥수수와 밀 사료 공급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곡물 가격 급등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사료업계 재고량은 약 350만 톤으로 추정된다. 사료용 밀은 7월 초, 사료용 옥수수는 6월 초까지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국내 반입 계약 물량을 포함한 것으로 앞으로 3개월 정도를 버틸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대표적인 옥수수와 밀 생산국이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11.6%, 옥수수는 16.4%를 차지하며 세계 4위권 수출국이다.
사료용 곡물 수입을 9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들여오는 사료용 옥수수와 밀은 전체 수입량의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나라로부터 들여오는 곡물의 절대적인 비중은 크지 않지만 동유럽 주요 수출국들로부터의 공급망이 흔들일 수 있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실제로 계약물량 중 반입 불가능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곡물 가격이 오르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월 국제곡물 관측'에서 1분기 선물가격지수가 156.9로 직전 분기 대비 9.8%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선물가격지수 상승은 앞으로 가격 급등을 의미한다.
수입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농경연은 1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40.8로 전반기 대비 0.8%,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42.9로 5.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도 수입단가지수는 식용은 3.1%, 사료용은 2.3%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선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사료·식품 원료구매자금 금리를 현재 2.5∼3%에서 0.5%포인트 내리고, 사료용 곡물 대체 원료 겉보리와 소맥피의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각각 4만 톤에서 10만 톤, 3만 톤에서 6만 톤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