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여야 모두 투표율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젊은 세대의 투표성향이 다양해지면서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정당에 유리하다는 낡은 공식도 성립되지 않아서다. 특히 지역별 사전투표율 차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자의 이유로 투표율 제고에 힘을 쏟았다.
과거 20~30대 젊은 세대는 진보 성향이 짙고 투표 참여율이 낮아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이 투표 독려에 적극적이었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가 이긴다는 게 정치권 공식으로 자리잡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2030 남성이 국민의힘의 승리를 이끌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이번 대선도 공표 금지 직전까지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2030 남성 지지를 받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후광을 받은 윤석열 대선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2030 지지율이 앞섰다. 다만 반대급부로 2030 여성으로부터는 반감을 얻었는데, 이는 이 후보도 마찬가지다.
즉, 과거 예측 가능했던 젊은 층 투표성향이 오리무중으로 변수가 된 것이다. 다른 세대들은 여론조사 흐름상 40~50대는 민주당, 60대 이상은 국민의힘 지지가 주로 포진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윤 후보 모두 여러 비리의혹에 휩싸이면서 부동층이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이 같은 오리무중 상황에서 여야는 ‘제 논에 물대기’식 전망을 쏟아냈다. 양측 모두 투표율이 높으면 유리하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8일 BBS라디오에서 “2030 여성이 윤 후보는 거칠고 난폭해 아닌 것 같다는 쪽으로 기울어 이 후보로 옮겨오는 게 확연히 눈에 띈다”며 2030 여성 표심에 기대를 걸었다.
36.93%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사전투표 현황을 보면 남성은 39.3%인 데 반해 여성은 34.6%에 그쳤다. 광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남성과 여성 간의 투표율 격차는 5%포인트 내외다. 본투표에서 여성 투표율이 올라가면 유리하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지지세가 높은 주요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비교적 낮은 상황이라 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다. 윤 후보 선대본의 원일희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이 후보 우세가 점쳐지는 특정 지역의 사전투표율은 50%를 넘겼다”며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 상황에서 낮은 투표율이 윤 후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은 궤변을 넘어 불순한 의도가 담긴 일방적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지역별 사전투표율을 보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전남과 전북, 광주가 51.45%와 48.63%, 48.27%로 1~3위를 차지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요 지지 지역인 영남은 대구·경북이 33.91%와 41.02%, 부산·울산·경남이 34.25%·35.3%·35.9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윤 후보가 이날 부산 유세에서 “부산을 바꾸기 위해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 달라.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전부 모시고 가서 귀중한 주권을 행사해 달라”고 당부한 배경이다.
이 대표도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여론조사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기 전에 5~8%포인트 사이에서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음을 정하지 못하셨던 분들이 투표 성향을 정하면 많으면 10%포인트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본투표에서의 득표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