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8년 만에 미국 셰일오일 광구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적자의 늪에 빠진 사업에서 철수하는 동시에 최근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SK E&P 아메리카(America)’ 법인을 청산했다. 이로써 북미에서 진행 중인 석유개발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다.
SK E&P America 법인은 2014년 미국 셰일가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후 SK E&P America는 SK퍼미안(SK Permian)을 비롯해 SK플리머스(SK Plymouth)와 SK네마하(SK Nemaha) 등 법인을 잇달아 세우며 북미 석유개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미국 석유개발 사업은 첫해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이어왔다. 특히 2019년 기준 SK플리머스의 당기순손실은 593억 원, SK네마하는 2455억 원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상황은 더 악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SK플리머스, SK네마하 등이 보유한 미국 생산광구 지분과 자산 전체를 미국 벤치마크에너지에 매각했다. 이어 3분기에는 SK퍼미안 법인까지 청산하며 사실상 석유개발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번에 SK 아메리카 법인까지 청산하면서 최종적으로 미국 석유개발 사업에서 최종 철수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미국 대신 베트남과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석유개발 사업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서 기존 유전 4곳에 대한 생산량 증대 작업과 함께 신규로 확보한 ‘수투짱’(Su Tu Trang.백사자) 광구 유전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회사의 '그린밸런스 2030' 전략을 바탕으로 석유개발 등 기존 사업에서 탈피해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계획이다.
그린밸런스 2030이란 SK이노베이션이 기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부정 요소를 없애면서 친환경 사업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환경에 끼치는 마이너스 가치를 '0(제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다시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 개발을 위해 전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친환경 해상유를 만드는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의 양산 체제를 갖추고 생산 프로세스를 개선 중이다. SK에너지도 온실가스와 환경오염 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CCU(탄소 포집ㆍ저장)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연료 생산과 재생 에너지, 등 환경 사업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석유개발사업은 베트남과 중국 등 동남아 중심으로 집중할 계획”이라며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수익성이나 사업성 등이 확보되는 (미국) 광구가 있다면 참여 여부를 검토해 볼 순 있다”며 다시 진출할 가능성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