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3년차가 접어들면서 유통업계의 비대면 전략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편리성과 함께 접촉이 없다는 장점이 더해지며 간편결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각자 자신들만의 간편결제(페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각 회사들은 계열사들을 통틀어 사용할 수 있는 자체 페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가에서 가장 포괄적인 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롯데다. 롯데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ㆍ엘포인트' 통합회원수는 이미 4130만 명을 넘어섰다. 롯데 계열사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든 곳에서 자사 포인트인 엘포인트 적립과 엘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하다.
이에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도 자체 페이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달 이마트는 ‘이마트페이’ 상표권을 출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방향이나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 동안 이마트 앱에 결제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상표 출원을 해놓고 향후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그룹사 통합 결제 등 범위와 서비스 단계는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기존 이마트 앱에서는 포인트 적립과 할인쿠폰 제공 등의 기능은 있지만 제품 구매나 결제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마트 페이가 도입될 경우 앱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편리하게 결제가 가능해진다. 특히 이마트를 소유한 신세계그룹은 지난 해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며 SSG닷컴, 스타벅스 등 계열사를 아우르는 멤버십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만약 통합 결제가 가능한 페이까지 나올 경우 소비자들의 편리성이 크게 높아진다.
식품, 패션 계열사를 거느린 이랜드도 이달부터 이랜드 계열사 통합 멤버십 앱인 ‘E멤버’를 내놓고 올 하반기 중 자체 결제가 가능한 ‘E페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상당 수 유통업체들은 자체 페이를 보유하고 서비스 가능 매장을 늘리며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H point pay’ 간편 결제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H몰’과 현대백화점 식품관 앱인 ‘현대백화점 투홈’에 도입했다. GS리테일도 GS25, 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이고 GS샵, GS프레시몰 등 온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GS페이’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올해 상장을 준비중인 마켓컬리 역시 지난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를 인수하며 자체페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자체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 지급 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간편결제 금액은 2016년 645억 원에서 2020년 4492억 원으로 급증했다. 간편결제 건수도 2016년 210만 건에서 2020년 1454만 건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유통업체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들을 가둬두는 록인(Locjk-in) 효과를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고객들이 특정 회사 페이를 주로 이용할 경우 계열사들로 소비도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체페이를 운용할 경우 고객들의 결제가 간편해진다는 장점 외에도 할인과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충성고객 확보와 함께 신규 가입자 수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