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전국에서는 사전투표 관련 다양한 광경이 벌어졌다. 이날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사건을 살펴본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구미을)은 이날 “사전투표소 사무원이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장갑을 착용했다”며 장갑 교체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사전투표를 위해 찾은 구미시 한 사전투표소에서 파란색 고무장갑을 착용한 투표소 사무원들을 발견하고 구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이같이 요구했다.
그는 “선관위가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 장갑을 착용한 것은 선거관리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투표소 직원들의 장갑 색깔 논란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이를 강행한 선관위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사무원들이 착용한 장갑은 중앙선관위에서 일괄 지급한 코로나19 방역물품 세트에 포함된 것”이라며 “국민의힘 측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다른 색상의 장갑을 구매해 교체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인천에서는 도로에 걸린 더불어민주당의 투표 독려 현수막이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인천시 동구 송림동과 화수동 일대에 걸린 민주당 동·미추홀구 지역위원회의 사전투표 독려 현수막 2개가 훼손됐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훼손된 현수막에는 ‘위기에 강한 후보에게’라는 문구와 함께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에 신고한 민주당 관계자는 “어제 현수막을 걸었는데 누군가 선거운동원이 보는 앞에서 이를 철거했다”며 야당 선거운동 관계자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현수막을 훼손한 당사자를 특정해 재물손괴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수막에 후보자 성명이나 사진 등이 포함되지 않아 공직선거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SNS상에서는 빨간색 기표 도장이 찍힌 손 사진 등 ‘투표 인증샷’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전 6시부터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투표소에서 찍은 ‘인증샷’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전투표 기간은 정식 선거일과 달리 공휴일이 아닌 만큼, 출근길·점심시간 등 짬을 내서 투표소를 방문했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시민 대부분은 손등에 기표가 찍힌 모습 또는 투표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방식 등으로 투표 인증샷을 남겼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 외에 기표소 안에서 기표 용지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경우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산에서는 사전투표 첫 날 자칫 투표하지 못할 뻔한 위탁소년이 소년원의 도움을 받아 투표에 참여했다.
4일 부산소년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 부곡제2동 사전투표소에서 부산소년원 소속 위탁소년 1명이 사전투표에서 표를 행사했다.
일반적으로 소년원은 선거가 다가오면 선거권자에게 투표 의사를 묻고, 소년원 안에서 거소투표를 한다. 그러나 이번에 투표한 김모(19)군이 거소투표 이후 소년원에 입소하며 문제가 생겼다.
이에 부산소년원은 김군을 위해 직원 3명을 대동해 이례적인 ‘바깥 세상 투표’에 나섰다.
부산소년원 관계자는 “김군이 투표를 하기 위해선 직접 투표소를 찾는 방법 밖에 없어 직원들과 차를 타고 이동했다”며 “본 투표일은 공휴일이라 직원들이 정상출근하는 사전선거 일에 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소년원의 도움으로 투표를 마친 김군은 “위탁소년이라 선거에 참여할 수 있을지 몰랐다”며 “대통령 선거를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준 여러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