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 국면에 항공용 연료에 대한 수요가 회복하고 있다. 가격까지 오르면서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올해도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국내에서 소비된 항공유는 220만8000배럴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했던 2020년 2월(278만6000배럴) 이후 1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00만 배럴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금까지 항공유 소비는 글로벌 봉쇄 조치와 완화 조치와 맞물려 침체와 회복을 반복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항공유 소비는 9월 180만9000배럴, 10월 198만9000배럴에서 11월 173만7000배럴로 주춤했다. 그랬던 것이 최근 다시 회복세로 전환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신규 백신을 비롯해 부스터샷 접종이 확산하면서 올해 하반기께는 수요가 완전 정상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까지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300만 배럴 안팎을 유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유 가격도 원유 가격 상승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급등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제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10.70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110달러를 돌파했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2020년 초 배럴당 10달러 수준이었던 항공유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97.41달러로 크게 올랐다. 이에 더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가격이 더욱 오른 것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높이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1월 평균 가동률은 81.6%로 직전 달보다 2.9%포인트(p) 높아졌다. 지난해 1월보다는 9.9%p 높아졌다. 특히 정유사들의 평균 가동률이 80%를 넘어선 것은 2020년 3월(80.65%) 이후 22개월 만이다.
이에 힘입어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은 올해도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항공유는 정유사들의 주요 제품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에쓰오일(S-OIL)의 영업이익은 6388억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가량 오른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도 영업이익 5755억 원으로 같은 기간 14.5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변수도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이나 또 다른 변이의 발생,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수는 여전히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가 진정되고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