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3년간 5조 투자
포스코홀딩스는 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최정우 회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연다.
이로써 포스코그룹은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창립한 지 54년 만이자, 2000년 민영화한 후 22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포스코를 물적분할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손법인)와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신설법인)로 나눴다.
재계는 포스코홀딩스 출범이 지배구조 개선보다 사업적 측면에서의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9월 기준 9.74%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이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 등 외국인이 5.23%를 갖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는 오너가 없는 만큼 경영권 및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지주사의 역할보다 신성장동력 사업 추진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그동안 철강 외의 신규 투자에 다소 보수적이었던 경향이 있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시너지를 확보하려는 지주사의 특성상 과감한 투자와 함께 의사결정 과정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출범으로 철강 중심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친환경 미래소재 그룹으로의 탈바꿈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은 물론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그룹의 핵심 기반사업으로 선정해 지주사 중심으로 각 사업들의 경쟁력 제고에 힘쓸 것”이라며 “미래를 선도하는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홀딩스는 본사에 소재지를 둬 지역 사회와 갈등을 겪는 등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포스코홀딩스는 본사를 서울이 아닌 포항에 두기로 하고 이사회와 주주 설득, 의견수렴을 통해 2023년 3월까지 이전하기로 했다. 또 미래기술연구원은 포항에 본원을 설치하는 등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하에 포스코그룹은 전남 광양제철소에 향후 3년간 약 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2·4 고로 개수와 친환경 자동차 전기강판 생산 증대사업 등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하고, 내년과 내후년 각각 1조7000억 원, 1조5000억 원을 신사업 중심으로 투입한다.
주요 신사업 목록엔 스마트 기술 도입, 가스청정 설비 보강 등이 포함됐다. 포스코가 지난해 밝힌 9000억 원 규모의 포스코 2차전지 사업인 광양 수산화리튬공장 설립과 관련한 내용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포스코홀딩스가 ‘이사회 및 주주 설득’이라는 조건을 달아 진정성이 떨어진다며 비판하는 등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재계에선 민간 기업의 본사 소재지까지 정치권이 개입하는 데 대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외풍에 대한 최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