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주주총회를 한 달여 앞두고 기업들이 사업보고서 확정과 사전 공시들을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 주주총회 애로사항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154곳은 ‘주총 전 사업보고서 확정 및 각종 사전 공시’(49.4%)와 ‘의사정족수 확보 및 의결권수 확인’(31.2%) 등을 주주총회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고 25일 밝혔다.
기업들은 2019년 상법 시행령 개정(2019년)으로 사업보고서를 주총 전에 공시해야 하고 늘어난 사외이사 결격 사유들 때문에 적당한 후보자를 찾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2020년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분리선출까지 도입되면서 기업 실무자들은 주총 준비에 신경 써야 할 사항들이 대폭 늘었다.
올해 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23.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정관변경 승인’(19.9%), ▸(사외)이사 선임ㆍ해임’(18.6%), ‘감사ㆍ감사위원 분리선출’(12.7%) 등을 꼽았다.
지난해까지 증시 호황으로 일반인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고 주주가치 실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만약 국민연금이 주총 안건에 반대 의사를 사전에 공시할 경우 주총 당일 해당 안건의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 기업의 31.2%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조사대상 기업 10곳 중 3곳은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안건의 주총 통과가 어렵다고 전망하는 것이다.
매출 1조 원 이상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들은 ‘국민연금이 사전에 반대의견을 공시하면 안건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이 43.5%로 나타나, 이들 기업이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총을 앞두고 누구의 주주제안(경영권 분쟁 직접당사자는 제외)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은 ‘국민연금’(24.7%), ‘기관투자자’(24.0%), ‘해외기관투자자’(15.6%), ‘소액주주연대’(15.6%) 등의 순으로 답했다.
국민연금의 자료요구나 질의 등이 예년보다 ‘더 많아졌다’라고 답변한 기업이 24.0%로 ‘줄었다’(3.9%)보다 6배 이상 높았다.
주주총회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어떤 제도개선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44.8%는 ‘상법·공정거래법·자본시장법 등에 산재한 각종 공시사항이나 공시절차 간소화’를 꼽았고 35.1%는 ‘의결권 3% 제한을 없애거나 섀도보팅을 부활’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