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의 절대 강자인 CJ올리브영이 고민에 빠졌다. 일부 경쟁사들의 사업 철수 및 축소로 국내 H&B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CJ올리브영은 위기 극복 키워드로 ‘해외 사업 확대’를 꺼내 들었다.
1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CJ올리브영 점포 수는 지난해 기준 1265개로 전년 1259개 대비 6개 늘었다. 2019년 1246개와 비교했을 때는 19개 증가했다.
이에 비해 경쟁업체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때 160개가 넘었던 GS리테일의 H&B스토어 '랄라블라' 점포 수는 80여 개로 줄어들었다. 롯데쇼핑의 '롭스'는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글로벌 1위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의 국내 매장 수는 5곳에 불과하다.
CJ올리브영은 온ㆍ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고객이 앱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포장 및 배송해주는 ‘오늘드림’이 대표적이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 후기를 남길 수 있는 ‘통합 리뷰 서비스’도 CJ올리브영의 점유율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이같은 독주에도 CJ올리브영의 표정은 밝지 않다. 경쟁사들의 사업 축소로 자연스레 국내 H&B 스토어 시장 규모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위축은 CJ올리브영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H&B 스토어 시장 규모는 1조5599억 원이다. 2019년 2조440억 원을 기록하며 2조원 시장에 진입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 시장 전망치는 작년보다 7% 상승한 1조6758억 원이다. 이는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일상 회복의 기대감이 반영됐을 뿐,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할 경우 이보다 시장 규모가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을 통해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도 CJ올리브영으로선 악재다. CJ올리브영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위해 유아용품 등 판매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몸집 확대를 시도하고 있지만, 매출이 크게 늘어날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따라 CJ올리브영은 해외 사업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그 일환으로 연내 자체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몰’의 현지 고객을 100만 명까지 확보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현지 외국인 고객의 구매 행태를 분석,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결제 수단을 다양하게 도입하는 등 이용 고객 편의성도 높인다.
일단 전망은 긍정적이다. 글로벌몰은 2019년 처음 선보인 이후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급격히 성장했다. 첫해 3만 명 수준이던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30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취급 품목 수도 2000개에서 1만 개로 늘었다. 작년 하반기 매출은 2019년 대비 20배가량 뛰었다.
오프라인 매장 혁신도 추진한다. 매장에 차별화된 큐레이션 경험과 디스플레이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CJ올리브영은 대형 매장 250여 개를 우선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