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파업 56일째를 밎이한 가운데 CJ대한통운과의 입장차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노조의 파업 확대 가능성에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택배노조)는 22일 오후 촛불집회가 끝난 뒤 오후 8시께 중앙집행위를 열고 파업을 한진, 롯데, 로젠, 우체국 등 모든 택배사로 확대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그 전까지 사 측이 대화에 나선다면 파업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앞서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대화에 나설 시한을 21일로 정하고 이날까지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파업을 전 택배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21일 오후 2시 청계광장에서 '2022 전국 택배노동자대회' 개최와 동시에 물과 소금까지 모두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한다.
하지만 노사의 견해차가 팽팽해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양측은 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한 노조원들의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택배노조의 방역수칙 위반 사실 은폐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본사 불법점거 노조원들에 대한 회사의 방역강화 요청을 노조탄압이라고 규정한 택배노조의 사실 은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날 CJ대한통운이 “택배 노조가 코로나 방역체계를 붕괴시키고 있다”며 보건당국에 특별 조치를 요청한 건에 대해 택배노조가 “방역을 빌미로 한 노동조합 탄압”이라고 반박하자 이를 재반박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회사는 본사 1층과 3층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과 상경투쟁 참여 노조원들의 방역수칙 위반 행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불법점거 현장에서는 식사, 흡연뿐만 아니라 윷놀이, 노래자랑, 음주, 영화시청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마스크를 벗거나 코스크(마스크를 코 아래로만 쓰는 것)를 하고 참여하는 경우가 다수 목격되고 있다. 집단숙식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거나 수십 명이 다닥다닥 붙은 채 취침하는 모습은 매일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추가 파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물류협회는 이날 ‘전국택배노조 파업확대에 대한 한국통합물류협회 입장’을 내고 “택배노조는 파업 규모를 더욱 확대해 택배서비스를 중단시키고 국민의 택배를 볼모로 자신들의 명분 없는 주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며 “18일에는 CJ대한통운의 핵심 인프라인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택배노조의 이런 움직임은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는 것은 물론 국민경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 이행을 오히려 방해하고 업계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총파업으로 현장에 갈등과 혼란이 확산하면서 사회적 합의 이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으며 절대다수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은 거래처 이탈로 인한 수입감소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택배노조의 파업은 법적 정당성도 없고 택배산업의 위기를 가속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택배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과 불법점거를 즉각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