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등 푸드테크가 식품업계의 투자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바람에 올라타면서 가치 소비에 부응하는 비건, 대체육 등 신사업 발굴에 이어 최근에는 콘텐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맞춤화 기술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식품업계의 스타트업 투자가 늘고 있다. 실제 스타트업 지원 민간기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식품, 농업 분야 스타트업에 1월 한달간 몰린 투자 유치금액은 20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7억 원)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었다.
미래 먹거리 발굴이 활기를 띠면서 식품 대기업들도 스타트업 투자 지원에 힘주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FRONTIER LABS)’ 2기 모집에 들어갔다. 프론티어 랩스는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기업당 1억 원을 초기 투자하는 프로그램으로 회사 측은 이를 위해 10억 원을 출자하고 지난해 식품전략기획실 산하에 사내벤처캐피탈 역할을 하는 뉴프론티어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프론티어 랩스는 식품 전반적인 분야뿐 아니라 친환경 패키징, 지속가능성 등 ESG 측면에서 산업적인 분야까지 총망라한다. △테이스트&웰니스(영양&건강, 대체단백, 정통식품) △뉴노멀(개인맞춤형 기술, 푸드테크, 스마트쿠킹) △지속가능성(스마트팜, 푸드 업사이클링) 등 세 분야로 나뉘어 기존 CJ제일제당 사업과 시너지를 꾀하는 한편 뉴노멀 분야 기술을 접목해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
1기에서는 AI와 초분광 기술을 통해 식품 이물을 검출하는 '엘로이랩', 제로웨이스트 용기 대여 서비스 ‘리턴잇’을 제공하는 '잇그린', 음료 기반 온ㆍ오프라인 플랫폼 '베러먼데이코리아'가 초기 투자를 받았다. 현재 엘로이랩과는 생산공장에 식품 이물 검출 솔루션을 적용해보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베러먼데이와는 신제품 공동 마케팅을 실시했다.
2기는 식품 산업과 관련된 건강, 환경, 기술 분야뿐 아니라 빅데이터, AI, 센서 등 미래혁신 분야까지 모집영역을 확대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도 참여해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모바일 식권 및 맛집 플랫폼 ‘식신’, 가상주방 서비스 플랫폼 ‘쿡썹’과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푸드테크 기반의 밀·비즈 솔루션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밀·비즈 솔루션은 고객 사업 성공을 위한 식자재 패키지 등 맞춤형 상품과 경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CJ프레시웨이의 핵심 역량 중 하나다.
회사 측은 ‘푸드테크 기반의 밀·비즈 솔루션’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동력으로 삼아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로 도약하고, 각 스타트업은 CJ프레시웨이와 협업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동반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예술작품 등 지적재산을 상품화해 유통∙판매하는 지적재산권(IP) 커머스플랫폼 스타트업 옴니아트(서비스명 얼킨캔버스)를 투자처로 선정하고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얼킨캔버스’는 예술가가 시각 IP를 등록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류∙가방∙생활잡화)에 취향의 이미지를 결합해 자신만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예술가 등 라이선서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제품뿐만 아니라 라이선스도 함께 판매하는 등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 특히 프린트 시스템과 e-풀필먼트 시스템 기반의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점이 얼킨캔버스만의 차별화된 핵심 역량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비비큐 그룹은 IT 기반 종합 유통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손잡았다. 메쉬코리아의 AI 기술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업계 최고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메쉬코리아는 전국 2000여 개 BBQ 패밀리의 주문 배송 대행업무 등 퀵커머스 배송을 시작으로 향후 BBQ의 식자재 배송 및 풀필먼트(3자 물류) 서비스 등 협업 범위를 BBQ의 유통·물류 전반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