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에 월세로"…작년 서울 월세 낀 아파트 거래량 7만 건 '역대 최다'

입력 2022-02-14 12:45 수정 2022-02-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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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거래 차지 비중 37% '최고치'
금천구 56%…전세비중보다 높아
대출규제 등 영향 '월세전환' 가속화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임대차3법 시행 후 전셋값이 급등하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까지 막히면서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를 낀 아파트 거래량이 7만 건을 넘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포함해 월세를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7만10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월세 거래량 최다치인 2020년(6만783건) 기록을 깬 것으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임대차 계약은 전세·월세·준월세·준전세로 분류되는데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거래를 뜻한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된다. 월세 거래량은 2011∼2012년 2만7000∼2만8000건대, 2013년 3만6000건대, 2014년 4만2000건대, 2015년 5만4000건대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2016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8년에는 4만8000건대로 줄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러나 2019년 다시 5만 건대로 오르다가 2020년 6만 건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월세 거래량이 늘면서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7.4%로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금천구는 지난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월세 비중(56.1%)이 전세 비중(43.9%)보다 높았다. 월세 거래량으로는 2020년 557건에서 지난해 2139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월세 낀 계약의 비중이 높은 지역은 금천구에 이어 종로구(43.8%), 중구(43.5%), 강동구(42.5%), 강남구(41.6%), 마포구(40.9%), 관악구(40.2%) 등이었다.

올해부터 총대출액이 2억 원을 초과하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 되는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8월 계약갱신청구원이 만료되는 세입자가 대거 나오며 전셋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처럼 월세를 낀 아파트 거래량의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매맷값이 오르면서 전·월세도 상승했는데, 이런 경우 거주 지역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두드러지게 된다”며 “최근엔 대출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와 월세 간 차이가 줄어들어 전세대출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은 상황까지 왔다.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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