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중국 법인 ‘둥펑위에다기아’를 양자 경영 체제로 재편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제품군을 바꾸고,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 중국 사업의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7일 중국 옌청시 정부 청사에서 ‘기아ㆍ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옌청시는 기아의 중국 사업 발전과 재도약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옌청공장의 수출 확대를 돕기로 했다. 기아는 친환경차 제품군 강화, 수출 확대, 신차 출시 등을 위해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
이미 기아는 현지 법인의 지분 구조 개편을 끝내며 사업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아가 2002년 중국에 진출하며 설립한 합자법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지금까지 지분 구조가 △기아 50% △둥펑자동차 25% △장쑤위에다그룹이 25% 3자 체제였다. 하지만, 최근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장쑤위에다그룹이 둥펑자동차가 보유한 지분 25%를 인수함에 따라 양자 체제로 경영 구조가 재편됐다. 이로써 지분구조가 단순해져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기아는 중국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지분 투자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조건은 갖춰졌다. 그간 중국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할 때 법인의 지분 구조를 50대 50으로 하도록 규정했지만, 최근 이 규제를 철폐했다. 다만 기아가 옌청시, 장쑤위에다그룹과 건설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장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기아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체계를 앞세워 올해를 중국 사업 반등의 원년으로 삼고 내실 있는 판매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앞으로 출시하는 신차에 안전과 신기술 사양을 대폭 적용해 상품성을 높이고, 주력 판매 차종을 카니발, 스포티지 등 글로벌 전략 모델로 재편한다. 동시에 내년 EV6를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전기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제품군을 구축한다.
기아는 2017년부터 지속한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으로 현지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아는 현지 전략형 차종까지 투입했지만, 유럽의 고급차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차 사이에서 고전했다. 이에 기아는 주력 판매 차종을 재편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급속히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350만대를 돌파했다. 2020년 5%대였던 전기차 판매 비중은 1년 새 13%까지 급등했다.
동시에 기아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마케팅과 서비스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합자사의 새 사명과 신규 CI(기업 이미지ㆍCorporate Identity), SI(공간 정체성ㆍSpace Identity)를 발표한다. CI는 회사를 나타내는 로고이며, SI는 판매와 서비스 지점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뜻한다.
또한, 광고와 마케팅을 확대해 브랜드 노출 효과를 높이고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 등 고객 이벤트를 연중 실시해 더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제품과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장쑤위에다그룹의 지원과 기아 주도로 개편된 새 합자사 출범에 맞춰 조기에 글로벌 기아의 역량을 중국에 이식하고, 효율적 의사 결정 구조 개편과 내실 있는 사업 추진으로 올해 중국 사업의 반등을 이뤄 낼 것”이라며 “향후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최적의 거버넌스 구조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