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중 한국의 업종 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수준을 반영한 임금 수준 역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6일 발표한 '한·일·EU 업종별 임금수준 국제비교'에 따르면, 국가별 월 임금수준 1위 업종의 임금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 최하위 업종의 임금 수준은 36.7을 기록했다.
EU(27개국 중 임금 정보가 충실한 15개국 평균)는 ‘41.4’, 일본은 ‘55.5’ 수준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IT 산업 포함) 등이 세 비교군에서 모두 고임금 업종에 속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비교 대상 공통으로 임금 수준이 가장 낮았다.
업종별 임금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비교적 고임금 업종에 속한 △금융・보험업 △도・소매업 △건설업 3개 업종의 월 임금을 합산한 결과, 우리나라가 일본과 EU에 비해 임금 수준이 높았다. 반면 최하위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의 임금은 비교국 중 가장 낮았다. 그만큼 업종별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나라 금융·보험업 임금 수준(7373달러)은 EU(6912달러)보다 6.7%, 일본(4807달러)보다는 53.4%나 높았다. 그러나 숙박·음식점업의 임금 수준은 2704달러로, EU(2858달러), 일본(2765달러)보다 낮았다.
전 산업을 아우른 근로자 월 임금총액은 우리나라가 4478.7달러로, EU(4534.5달러)와 비슷하고 일본(3785.8달러)보다는 월등히 높았다.
또 1인당 GDP 대비 전산업 평균 임금수준은 한국 118.5%, 일본 107.0%, EU 91.7% 순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각국의 경제 수준을 반영한 임금 수준이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제 수준을 반영한 임금수준이 경쟁국인 EU나 일본보다 우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금융 및 보험업은 한·일·EU를 통틀어 모든 업종에서 가장 높은 임금수준을 기록했는데,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의 영향력으로 인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상 한계로 분석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과도한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를 고려하면 임금 상위업종 대기업의 임금은 선진국보다 매우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하 본부장은 “생산성을 초과한 과도한 임금인상은 기업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저해하고 임금 양극화 심화 같은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리 노동시장에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임금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