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영업자 파산했다" 폭발한 자영업자들 299명 분노의 삭발식

입력 2022-01-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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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여의도 코자총 삭발식 열어
“매출 10억 이상 업체 포함 100% 손실보상 요구 ”
자영업자 수백 명 일제히 머리 깎아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의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에서 자영업자들이 머리를 깎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의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에서 자영업자들이 머리를 깎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오늘 자른 머리카락을 다 모아서 청와대로 보내겠다. 정부의 실패한 방역 정책 때문에 자영업자는 파산에 내몰렸다. 오늘부로 대한민국 자영업자는 파산을 선언한다. 우리의 빚을 정부에게 갚으라고 하자”

25일 코로나피해자영업자총연합(코자총) 회원들이 계속되는 코로나19 거리두기와 정부의 영업제한 정책에 반발하는 자영업자 299명의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서울 국회 여의도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삭발식 현장에는 자영업자 수백 명을 비롯해 취재진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코자총은 삭발식을 진행하며 ‘대한민국 자영업자 파산’을 선언했다.

민상헌 코자총 공동 대표는 울분을 토하며 파산 선언문을 낭독했다. 민 대표는 “2022년 1월 25일, 눈물조차 말라버린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은 스스로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의 총파산을 선언한다”면서 “오늘부로 더 이상 인건비, 임대료, 공과금, 각종 대출을 갚을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길어진 영업제한으로 발생한 자영업자들의 모든 빚은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가 갚아야 한다. 자영업자 빚을 한 푼도 갚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영업자 파산은 단순한 선언적 의미가 아니라, 자영업자의 실체적 현실이라면서 자영업자들의 진정한 현실을 호소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이 연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이 진행되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이 연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이 진행되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이날 삭발식은 국민 의례와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를 기리는 묵념, 대표 발언과 자유발언 순으로 이어졌다.

삭발식 전 무대에 오른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우리에게 영업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면서 “매출이 많다는 이유로 손실보상에 제외하고, 손실보상 지급 금액이 3개월 동안 영업 한 번도 못한 업소에 임대료만 수준에 불과하다”는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코자총은 현재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함께 매출 10억 이상 자영업자에게도 온전한 손실보상이 이뤄지도록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100% 보상 실현,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업한 모든 업소 손실보상금 추가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삭발식에는 자영업자 299명이 참여했다. 삭발식은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비롯해 7개 단체 대표들이 먼저 머리를 깎은 뒤, 다른 참가자들이 조별 순서대로 무대에 올라 머리를 밀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이 연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에서 자영업자들이 머리를 깎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이 연 ‘분노와 저항의 299인 릴레이 삭발식’에서 자영업자들이 머리를 깎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삭발식에 참가한 자영업자들이 머리를 깎는 동안 가수 장문희의 ‘하늘이여’ 노래가 나오는 등 시위 현장에는 장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머리를 깎으며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시위 현장에는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방문했다. 최승재 의원은 “자영업자들이 정당하게 영업을 하지 못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했기 때문에 살려달라고 이야기하는 데 누가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라면서 온전한 손실 보상을 촉구했다.

집단 소송 1만 7000여명 참여…“투쟁 이어나갈 것”

▲25일 삭발식이 끝난 이후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가 모인 머리카락을 가리키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25일 삭발식이 끝난 이후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가 모인 머리카락을 가리키고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삭발이 진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자유 발언도 이어졌다. 강동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최동원 씨는 “정부의 집합 금지와 집합 제한으로 2년 동안 장사를 제대로 못했고, 임대료를 제대로 못내 건물주가 명도 소송을 내 내일 재판받으러 간다“면서 “희망회복자금, 손실보상 등 각종 정부 정책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코자총은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대한노래연습장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총자영업국민연합 등 9개 단체가 연합한 단체다.

코자총 측은 “우리 자영업자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반성하라는 의미”에서 이날 깎은 머리 한 가닥까지 모아서 청와대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월 전후로 앞으로 소상공인ㆍ자영업자 단체 뿐 아니라 정부의 방역 정책에 피해를 입고 방역 패스에 반대하는 단체와 연대하겠다며 추가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이미 코자총은 법무 법인을 선임해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코자총에 따르면 24일 기준 1만 7000여 명의 자영업자가 집단 소송에 참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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