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통업계가 유례없이 빠른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통가는 오히려 체험과 공감 등에 집중하면서 오프라인에 무게를 싣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기존 ‘빅(VIC)마켓’이라는 이름 대신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 ‘맥스(Maxx)’를 새롭게 선보이며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해에만 12개점을 폐점한 것과 비교하면 전략의 변화가 확연해졌다는 평가다.
롯데마트는 ‘맥스’ 브랜드로 이날 전주 송천점을 처음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21일에는 광주 상무점을, 27일에는 목포점을 여는 등 이달에만 3개의 맥스 매장을 오픈한다. 3월에 오픈하는 창원중앙점까지 합하면 올해 1분기에만 4개의 맥스 매장을 열게 된다. 또한 기존 2개 매장(영등포점, 금천점)도 3월까지 이름을 맥스로 교체한다.
롯데마트 맥스는 상품 경쟁력에 집중해 오직 맥스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상품의 비중을 큰 폭으로 확대한다. 현재 35% 수준의 단독 상품 구성비는 향후 50% 이상까지 확대해 맥스만의 상품 차별화를 이뤄낼 계획이다.
또한 롯데마트는 지난 달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잠실점을 ‘제타플렉스(ZETTAPLEX)’로 변경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매장 입구인 1층 면적의 70%를 와인으로 채운 ‘보틀벙커’를 선보여 시음 공간을 확보하는 등 고객들의 체험에 포인트를 맞췄다.
홈플러스도 오프라인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번달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연내 17개 점포를 리뉴얼할 계획이다. 리뉴얼 점포는 식품 중심 매장으로 탈바꿈한다. 또한 홈플러스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입점 브랜드의 폐점으로 장기간 공실이었던 홈플러스 오프라인 매장 내 쇼핑몰에도 투자를 단행해 약 500~660㎡(150~200평) 규모의 대형 체험형 테넌트들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대형마트 쇼핑몰 내 입점한 임대 매장들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에 그쳤지만,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드문 어린이 수영장이나 MZ세대의 관심이 집중되는 신형 자동차 전시 쇼룸, 풋살 경기장, 대형 키즈카페 등 다양한 생활 공유형 테넌트를 들이며 오프라인 대형마트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외에도 자산유동화에 따라 올해 영업이 종료되는 부산 가야점에 대한 개발이 완료되면 새로운 콘셉트의 ‘미래형 대형마트’로 다시 오픈하기로 결정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주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고객들의 체험이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지갑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연관 상품의 구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경쟁사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동안 일찌감치 리뉴얼 전략에 돌입했던 이마트는 실적 개선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6조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11월 누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18곳에 이어 올해에도 10여곳을 체험 공간 확대, 식품부문 강화 등의 목표 아래 리뉴얼할 계획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은 온라인보다 충동구매와 연관상품 구매비중이 높다”면서 “또한 체험공간을 찾아와서 다른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온라인보다는 객단가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