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에 女없는 기업 ‘절반’…3월 주총 앞두고 구인난

입력 2022-01-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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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등기임원 고용 확대 취지 ‘개정 자본시장법’ 8월 시행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 사내이사 1.8% 불과, 사외이사 91.2%

(자료=리더스인덱스)
(자료=리더스인덱스)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인 상장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법’이 8월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여성이 1명도 없는 기업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텍스가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상장사 167개 기업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이 없는 기업은 77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3분기(116개)와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대상 기업 중 46%가 개정 자본시장법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여성 등기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은 90개였다. 특히 여성 등기임원은 전체 등기임원의 8.2%인 102명(사내이사 9명ㆍ사외이사 93명)으로 조사됐다.

8월부터 적용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 채울 수 없다. 이사회 구성이 남성에 치우친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개정법은 여성 등기임원의 고용을 늘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상 기업들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성 이사 모시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자본시장법 개정 영향으로 여성 등기 임원이 1명 이상인 기업 수는 2년 새 51개에서 90개로 늘어났고, 여성 등기임원은 59명에서 72.9% 늘어난 102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 내 영향력이 높은 사내이사는 4명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비율도 전체의 1.8%인 9명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여성을 대부분 사외이사로 채우면서 전체 여성 등기임원의 91.2%인 93명은 사외이사였다.

여성 사내이사가 있는 기업은 △네이버 △CJ제일제당 △호텔신라 △삼성SDI △대상 △넷마블 △롯데칠성음료 △금호타이어 △대신증권 등이다.

리더스인덱스는 “이중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임상민 대상 전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총수(오너) 일가”라며 “넷마블의 피아오얀리 텐센트 부사장과 금호타이어에 장쥔화 더블스타그룹 대표이사는 외국인이며, 나머지 4개 기업만이 여성 전문 경영인이 사내이사인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에 1명 이상의 여성이 있는 기업은 롯데칠성음료가 유일했다. 이 회사는 송효진 상무보가 사내이사, 조현옥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여성 등기임원이 없는 77개 상장기업 중 54개 기업의 경우 올해 3월에 사외이사 138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23개 기업은 임기 만료 예정자가 없어 8월 이전에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사외이사들의 출신은 학계가 42명(45.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 출신 17명(18.5%), 재계 출신 16명(17.4%) 등의 순이었다.

남성 사외이사의 출신이 관료 36.9%, 학계 35.7%, 재계 25% 등인 것과 비교하면 여성 사외이사는 관료 출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는 고위직 관료 출신 중 여성의 비중이 작기 때문이라고 리더스인덱스는 분석했다.

카카오,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KB금융, 에쓰오일(S-Oil), 제주은행, OCI 등 10개 기업은 여성 사외이사가 2명 이상이다.

여성 사외이사 중 1980년대 이후 출생한 MZ(밀레니얼+Z)세대는 8명이며, 최연소는 카카오의 사외이사인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1990년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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