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ESG 실천
업계 관계자 “넷제로 달성 위해 기술투자 등 필요”
정유업계에 대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추진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환경 분야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화석연료 관련 업종 투자 철회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연기금(ABP)과 노르웨이 석유펀드 등 두 개의 주요 기금이 탄소 고배출 자산 매각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ABP는 화석연료 투자에서 철수하고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노르웨이 석유펀드는 투자 시 ESG 항목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 다양한 투자 기관도 기업의 ESG 실천 여부를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정유업계는 친환경 사업을 통한 탈정유’를 추진 중이다.
특히 주목받는 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가 일제히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자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GS칼텍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 톤(t)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설비 신설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은 수소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하고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ESG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과 더불어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으로 가는 방향성 자체는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목표하는 2050 넷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투자나 이에 대한 세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정유 사업의 경우 공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사업은 규모가 큰 만큼 상용화와 확장을 위해 정부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 3월부터 탄소중립기본법을 시행하고 ESG 정책에 대한 기업 지원을 늘린다. 대표적으로 녹색분류체계 적용 시범사업을 통해 저탄소 산업과 기술 투자를 독려할 계획이다.
다만 이와 함께 기업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도 늘었다. 앞으로 자산총액이 2조 원이 넘는 법인의 경우 환경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또 내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산업단지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분산에너지 설치를 의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