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이아그넴마(Karl Iagnemma)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기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믿을만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제는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며 “현대차그룹과 모셔널은 글로벌 생산을 위한 비용 최적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해 거쳐야 할 중요한 요소다”고 밝혔다.
모셔널은 2020년 3월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모셔널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를 개발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다. 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우버이츠(Uber Eats)와 협력해 밀키트를 자율주행 배송할 예정이고, 2023년부터는 승객을 실어나르는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도 투입된다.
이아그넴마 CEO는 아이오닉5가 모셔널의 차세대 로보택시에 최적화한 차량이라 평가했다.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을 갖춰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고,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존 전기차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해서다. 그는 “아이오닉5는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적합한 차량이다. 탄소배출이 없는 로보택시는 이동을 안전하게 해주고, 고객에게 편리함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아그넴마 CEO는 모셔널의 자율배달 시장 진출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승차공유와 자율배달 서비스를 수요에 따라 번갈아 수행하면 로보택시 운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음식 배달 수요가 코로나19 이후 2배로 성장했고, 지난해 음식배달 앱의 사용률도 20% 증가했다”라며 “다른 배달서비스 업체와의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자율주행 기술에 막연한 거부감을 가진 현실은 고객과의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4년 넘게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며 고객에게 피드백을 받았다”며 “놀랍게도 많은 고객은 기술에 관한 관심이 적었다. 오히려 트렁크 공간 등 일반적인 승차 서비스에 관한 우려를 남겼다”고 회상했다. 이어 “로보택시 서비스에서 자율주행 기술에만 집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전반적인 고객 경험에 치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아그넴마 CEO는 자율주행 기술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 내다봤다. 자율주행 기술이 안전한 운전으로 생명을 살리고, 차량 운행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사용자의 삶의 질도 향상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그는 “로보택시는 술을 마시거나 졸거나 산만하지 않다. 사람보다 더 똑똑하고 경험도 많아 결과적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살릴 것”이라며 “자율주행 차량 덕에 개인 차량 의존도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도로의 자동차를 줄이고, 주차장 등의 구역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운전, 주차 스트레스를 없애고 여가를 제공해 삶의 질을 향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아그넴마 CEO는 자율주행 분야 권위자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2015년 완전자율주행차로 미국을 횡단했고,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