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미국 노동시장의 최근 특징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보고서는 최근 미국경제에 대해 "취업자 수 증가세와 실업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높은 퇴직률, 경제활동 참여 지연 등으로 수급불균형이 심화하는 가운데 물가와 임금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 노동시장의 특징을 △금융위기에 비해 빠른 고용회복 △자발적 퇴직 급증(Great Resignation) △고용회복 수준에 비해 높은 임금상승률 등 3가지로 평가했다.
먼저 "과거 금융위기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은 즉각적으로 큰 폭의 경기 하락과 고용감소를 초래했으나, 이후 회복속도 역시 금융위기보다 더 빨랐다"고 분석했다.
다만 "팬데믹 초기 고용이 빠르게 회복되다가 노동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회복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고서는 "노동공급 측면에서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자발적 퇴직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른 구인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취업자 수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임금상승률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 중"이라고 했다.
최근 임금 상승세는 급격한 경기회복과 노동공급 차질이 맞물리면서 발생했으며, 노동시장에 유휴인력(slack)이 많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의 임금과 물가 상승세는 과거보다 그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산업과 품목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임금과 물가 상승세는 각각 특이 요소가 아닌 공통요소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임금과 물가가 공통요소에 의해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것은 최근의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으로 한 단계 이어질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한은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연준의 적기 정책 대응이 더 중요해졌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 임금과 물가상승세의 지속 여부는 연준의 통화정책 대응과 이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 안착(anchoring) 정도, 감염병 상황 등에 따른 공급망과 노동수급 불균형의 개선 속도 등에 달려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애초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은 물론 양적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최근 시사했다.
연준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특히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올해 3월로 앞당긴 만큼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