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등을 연결한 미래지향적 서비스를 내놓겠단 비전을 제시했다. ‘연결 지성(connected intelligence)’을 바탕으로 혁신적 통신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단 포부다.
유영상 SKT 대표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구상을 내놨다.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기술 혁신’ 청사진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셈이다. 유 대표는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SKT는 유·무선 통신 기반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며 “통신에 기반해서 새로운 미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발굴해 고객에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SKT는 ‘SKT 2.0’을 맞아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먼저 올해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아폴로(가칭)’를 출시한다. 고객 한 사람이 하나의 아바타를 받게 되고 그 아바타가 AI 비서이자 친구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유 대표는 “아바타 캐릭터가 매일 고객과 만나게 될 것”이라며 “고객을 알아보고 취향을 이해하고 필요한 일을 대신하는, 무료함을 달래주는 친구이자 비서인 아바타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와 메타버스 월드를 결합한 ‘아이(AI)-버스’의 시작이다. 유 대표는 지난해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와 AI 기술을 결합해, 메타버스 세상을 AI 아바타가 살아가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대표는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는 고객이 아바타를 갖고 분장해서 메타버스 세계를 돌아다니며 경제활동하는 구조로 고객 대부분이 현실 생활을 해야 하니까 메타버스만 하면서 살 수가 없다”며 “저는 몸이 두 개인 세상을 만드는 비전을 갖고 있다.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동안 아바타가 메타버스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경험, 학습을 하고 이를 다시 나와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간으로서 현실세계와 아바타로서 가상세계를 동시에 살아가게 된다”며 “이것이 말씀드린 아이버스의 미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아이버스를 지향하면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서비스 세계가 펼쳐지고 SKT는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키워드로는 ‘커넥티브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연결 지성)’이 제시됐다. 유 대표는 “그동안 통신과 서비스 사업을 하며 고민하다 나온 화두인 연결성과 지성을 합친 말”이라며 “통신·서비스 사업자인 SKT는 스마트폰 외에 어떤 디바이스를 연결하고 그 연결에 인텔리전스 AI를 더해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인지가 핵심 화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SKT가 PC와 휴대폰 등 단말기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5G 시대가 도래하면서 스마트폰 외에 5G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새로운 기기나 사업과 연결성을 높이며 사업을 확장하겠단 구상이다.
대표적으로는 ‘플라잉카’ 등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형 디바이스가 꼽힌다. 유 대표는 “스마트폰 속 아이버스에서 하늘을 나는 차, 운전자가 필요없는 차,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 등 새로운 기기가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UAM의 경우 유 대표가 직속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지휘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겠단 의지도 내비췄다.
또한 유 대표는 “AI 반도체 사피온도 이런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기술적 요소를 제공할 것”이라며 SK 패밀리와의 연결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SKT의 기술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 SK스퀘어의 투자역량을 결합해 새롭게 성공하는 미국 내 반도체 기업으로 사피온 아메리카를 성장시킬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